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尹정부 첫 사면, 민생과 미래·통합이 기준 돼야

입력 2022-08-10 00:01업데이트 2022-08-10 09:2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첫 사면을 단행한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이다. 법무부는 어제 외부위원 등이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몇몇 기업인과 생계형 민생 사범 등 사면 대상을 심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여야 정치인들은 배제하는 쪽으로 일단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이번 사면에선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밝혔던 “미래와 통합을 위한 사면”이라는 큰 취지를 살리되 구체적으론 서민 고통 경감과 경제 위기 돌파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강력 범죄가 아닌 생계형 경제 사범의 경우 폭넓게 사면하는 게 생활고에 허덕이는 민생을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소액의 식품, 의료 등 물품을 훔치다 적발된 생계형 절도 사범 등이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주요 기업인들의 사면에 대해서는 경제계가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복합 위기가 몰아치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일본·대만에 ‘칩4’ 동맹을 제안하고 나서면서 중국의 반발 등을 고려한 우리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도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주요 기업인들이 세계를 누비며 자유롭게 경영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주는 게 국익 차원에서 현명한 일이다. 국가와 기업이 함께 힘을 합쳐 복합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야 한다.

윤 대통령은 6월 초 MB 사면에 대해 “이십 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고 했었다. MB 등 여야 정치인 사면을 놓고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인 만큼 대통령도 고심이 깊을 것이다. 여론 추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무조건 사면 대상을 줄이고 피하는 게 능사도 아닐 것이다. MB는 81세 고령이란 점, 이미 950일 넘게 수감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미래지향적 통합과 민생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되는 사면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