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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학제 개편, 폭넓게 논의할 때다[기고/김종호]

김종호 호서대 법학과 교수
입력 2022-08-08 03:00업데이트 2022-08-08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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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호서대 법학과 교수
지난 대선의 정국 핫이슈 가운데 교육 개혁 담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제라도 윤석열 정부는 청년과 미래 세대에 대한 ‘희망의 씨앗 심기’를 학제 개편으로 시행해야 한다. 앞서 수차례 교육 개혁이 실시됐다. 하지만 근본 틀을 바꾸거나 기둥을 뜯어 고치지 않고 도배만 하거나 페인트만 다시 칠하는 식이었다. 무늬만 개혁이었고, 우리 교육은 헛돌기만 했다.

이제 새판 짜기를 해야 한다. 현재 교육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학제 개편을 실시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학제는 1949년 교육법에 따라 확정된 이래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학교제도는 국가에서 교육이 시행되는 큰 틀이다. 학제는 학교 단계 간 연계와 계열 관계를 중심으로 한 제도를 말하며 넓게는 교육 전반에 대한 제도를 의미한다. 현행 학제는 6-3-3-4제로, 초-중-고-대학으로 연결되는 단선 계통이고 총 교육기간은 16년이다. 단선형 학제는 불필요하게 대학 진학 희망자를 증가시키므로 낭비적 요소가 많다. 중고교 제도는 입시만 지향할 뿐 진로 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는 데 지장을 주고 있다. 과도한 교육비 지출과 사회 진출의 지연 현상도 초래하고 있다. 현행 학제는 현대 사회의 아동 성장과 발달 속도가 종래보다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도 극히 제한돼 있다. 우리나라는 의무교육 기간이 세계적 추세에 비해 너무 짧고, 완전한 무상교육이 아닐 뿐 아니라 지역에 따른 교육 여건의 격차도 심하다.

기간학제의 총 교육연한 가운데 초중고 교육기간을 최소 2년 축소할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 줄인 기간의 예산을 이용해 대학 교육비까지 반값 아닌 전액을 국가가 책임지면 좋겠다. 학제 개편의 후속 조치로 초중고는 물론이고 대학까지 교육 과정을 개편하고 여기에 맞춰 교원 조정도 필요하다. ‘한계 대학’에 대한 구조 조정으로 학부 대입 정원도 학령인구 수에 맞게 축소돼야 마땅할 것이다.

학제를 개편해야 할 필요성은 무수히 많다. 미래 사회의 변화에 따라 이전 산업사회에서와는 전혀 다른 교육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원적인 가치관과 의식 구조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교육적 요구가 분출되고 있기에 이를 수용할 다원적인 학교 모형이 필요하다.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면서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기대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욱 양질의 교육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교육제도는 폐쇄적이거나 경직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운영도 획일적이어서 학교 단계의 연계성과 교육의 효율성을 낮추고 있다. 학제 개편을 통해 학교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며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를 시정하고, 학교 교육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한다. 개혁보다 한 발짝 더 나간 혁명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현실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출범으로 교육 개혁이 불을 뿜어내길 기대한다.

김종호 호서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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