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은 ‘세계 인구의 날’이다. 1987년 세계 인구가 50억 명을 넘어선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앞서 며칠 전 열린 기념식 행사장에서 함께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작은 소란스러움은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이었다. 아이들 앞에서 “저는 경북도지사 이철우 아저씨(?)예요!”라고 외치는 가벼운 ‘실수’도 있었다.
필자와 동년배분이라면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성가셔 하는 어른들이 “시끄러우니 나가 놀아라”라고 하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랐을 것이다. 집마다 아이가 네다섯은 되니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린 개구쟁이들의 수다스러움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꿈과 희망인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2000년 이전까지 대한민국은 저출산 시대였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최대 70만 명이어서 저출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0년을 넘어서며 출산율이 1.3명 이하로 떨어져 초저출산 국가가 됐으며, 2015년을 기점으로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 지난해는 26만 명으로 초저출생 국가가 됐다. 지구상 어느 나라도 겪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초저출산, 초저출생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대책은 천양지차겠지만 과밀과 저출산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60년대 미국 생태학자 존 캘훈은 노화 외엔 죽을 일이 없는 제한된 공간에서 암수 2쌍의 쥐를 풀어놓고 사회 실험을 했다. 55일마다 개체 수가 2배로, 315일까지 증가하다가 약 600일이 됐을 때 2200마리를 정점으로 감소했다.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스트레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60년 전 실험이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수도권 과밀과 집중이 지방의 위기를 가져왔고 이는 초저출산, 초저출생이란 대한민국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위기에 대한 필자의 해결책은 ‘띄엄띄엄’ 어디 살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시대를 활짝 열어가야 한다.
먼저, 보통사람이 지역에서도 수도권과 같은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지역에서 좋은 직장을 갖고 결혼한 후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또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맘 편히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인식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돌봄 걱정 없는 촘촘하고 틈새 없는 돌봄망을 구축해야 하고, 아이들을 맡기는 돌봄 종사자에 대한 처우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도지사로서 희망이 가득 찬 지방시대의 개막을 반드시 경상북도에서 먼저 열어갈 것이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은 행복한 미래 대한민국의 모델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오래전 동네 골목골목 시끄럽게 번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현실이 되는 경상북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꿔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