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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인사검증단, 총리실에 두는 게 맞지 않나

입력 2022-05-27 00:00업데이트 2022-05-27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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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이 대통령 임명직 공직후보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행령의 입법예고 기간이 25일 끝났다. 입법예고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40일인데, 정부는 이틀로 단축했다. 이르면 다음 주 국무회의를 거쳐 인사정보관리단을 서둘러 출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 입법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입법예고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된 셈이다.

입법의 속도도 그렇지만 방향은 더 문제다. 헌법은 행정 각 부의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법무부 장관에게는 인사 검증 권한이 없다. 국무총리는 헌법상 국무위원 임명 제청과 해임 건의를 할 수 있다. 공직자 후보 발굴과 정보 수집 권한을 갖고 있는 인사혁신처는 총리 직속 조직이다. 그런데도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권한을 부여하면서까지 총리실이 아닌 법무부에 검증 업무를 맡기려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인사정보관리단에는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수사와 정보 관련 부처 직원들이 총집결한다. 옛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기능을 대신하는데, 18개 부처 중 한 곳보다는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 밑에 두는 것이 누가 보더라도 더 적합하다. ‘의전, 대독, 방탄총리’로 불린 국무총리를 실권 있는 ‘책임 총리’로 바꾸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검증 관련 법령을 재정비해야 한다. 검증 범위와 직급에 따라 어떤 절차로 검증할지, 개인정보를 유출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벌칙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위법 시비를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 연방수사국(FBI)처럼 필요하면 대면조사도 하고, 심층 검증을 위해 기한도 늘릴 수 있다. 법적 정당성을 갖고 노하우를 쌓아야 검증 기관의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검증 정보를 독점하는 기관은 막강한 지위를 갖는다. 대통령실의 인사 추천과 검증을 검사 출신이 맡고 있는데, 행정부 내 검증 기관까지 법무부로 보내면 수평적인 정부 운영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 특정 직군이 대통령 인사의 전 과정을 독점한 것은 민주화 이후 어떤 정부에서도 전례가 없었다. 힘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해야 견제와 균형을 통해 검증 실패를 줄이고, 인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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