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후보자는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적은 전혀 없었다”며 “전관예우, 이해충돌을 인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일종의 공공외교 성격의 업무를 했고, 후배 공무원 등에게 전화하거나 부탁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고액 자문료에 대해선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는 해외 라운드테이블 행사 등으로 그 정도 보수를 받는 게 타당하냐는 논란이 종일 이어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 관여, 국무조정실장 퇴임 후 30억여 원 재산 증식 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추 후보자는 외환은행 매각에 대해 “과거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맞섰다. 또 “수년간 여러 요인이 겹쳐 재산 가치가 올랐다”고 해명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두 자녀가 외국학교 출신 특수전형을 통해 국내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것과 딸의 미국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 취업 등을 놓고 ‘아빠 찬스’ 의혹도 제기됐다. 박 후보자는 “정상적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두 딸과 관련된 여러 의문점에 대해 자료 제출을 충분히 하지 않아 파행을 빚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각 후보자들의 역량과 도덕성을 검증하고 의혹의 실체를 가리는 데 미흡했던 ‘맹탕’ 청문회였다. 검증의 창은 무뎠고 후보자들은 진정성 있는 해명보다 자기합리화에 바빴다. 청문회는 다음 주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마구잡이식 발목 잡기는 경계하되 국민 눈높이에서 부적격자를 걸러내야 한다. 엄격한 통과의례를 거치는 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