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온라인 해외봉사[기고/이현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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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신 지구촌나눔운동 WFK봉사단 사업단장
이현신 지구촌나눔운동 WFK봉사단 사업단장
“19∼39세 대한민국 국적자 청년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

지구촌나눔운동이 지난해 12월 공고한 거버넌스 분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월드프렌즈 청년 중기봉사단’ 선발 문구다. ‘누구나’란 단어에 가슴이 설렌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모든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가능해진 해외 봉사활동이어서다. 이는 온라인 봉사활동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동에 어려움이 있던 장애인들의 마음은 더욱 설렜고,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다.

이렇게 ‘누구나’에게 열린 봉사단에 총 65명이 새로 참가했다. 베트남 이주민 출신 단원 3명은 베트남에 살 때 장애인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잘 보지 못했다는데, 그건 장애인들이 집에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베트남의 장애인과 인권 문제에 열심히 참여하겠다는 결심을 전했다. 메타버스 발대식에 거버넌스 대표로 참석한 이충만 단원은 근육병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손가락만 겨우 사용할 수 있지만, 사회복지사로 장애인 교육과 상담을 해 온 경험을 토대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월까지 진행되는 봉사단 활동에는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메콩 지역 4개국 현지인 봉사단원까지 포함해 총 130명이 참여한다. 이번 사업은 현지인 단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국가별 중점 이슈에 대해 서로 배우고 알아가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거버넌스 활동이다. 도와주고 베푸는 일방적인 개념의 봉사는 아니다.

국가별 중점분야는 캄보디아의 모자보건. 베트남의 장애인, 태국의 난민과 이주민, 라오스의 불발탄과 지뢰 제거 등의 인권과 평화 관련 분야다. 단원들은 교육을 통해 먼저 중점분야와 온라인 활동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다. 또한 현지인 단원들과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한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시행한다. 이 메콩 청년협의회 활동 홍보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단원들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며 국별 팀별 활동에 참여해 문제 해결 등 거버넌스 과정을 체험할 것이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다 보니 교육과 실전을 통해 디지털 역량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롭게 개척하는 온라인 해외 봉사단 활동이 기존 봉사활동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장단점은 무엇인지 5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이 길을 잘 개척하면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디지털해외봉사단의 틀을 새롭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라오스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뢰 및 불발탄에 대한 지역 주민 교육이 중단됐다. 단원들이 만든 교육 콘텐츠가 라디오와 TV 그리고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통해 현지에 전달되면 불행한 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로 과거보다 이동이 제한된 지금 온라인 봉사활동은 메콩 지역 사람들과 우리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현신 지구촌나눔운동 WFK봉사단 사업단장
#코로나 시대#온라인 해외봉사#지구촌나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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