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건강]“정신력 앞서는 게 체력… ‘근테크’는 절대 실패 안 해”

양종구 논설위원 입력 2021-10-21 03:00수정 2021-10-21 11:3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유영만 교수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스쾃을 하고 있다. “환갑에 허벅지 둘레 60cm를 만드는 게 목표”라는 그는 미국 유학 시절 건강을 잃은 뒤 평생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성남=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양종구 논설위원
“1991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박사과정 시절이었다. 짧은 영어로 따라가려다 보니 잠을 줄여 가며 공부에 매진해야 했다. 그러다 어느 날 과로로 쓰러졌다. 그때 체득했다. 뇌력을 발휘하려면 체력이 먼저 돼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생존 차원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58)는 미국 유학 시절 건강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뒤 운동을 평생 생활화하고 있다. 수업 및 각종 강연, 방송에서 운동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언뜻 보면 체육과 교수로 보일 정도다.

스포츠 왕국 미국의 대학은 체육시설이 좋았다. 유 교수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도 키우고 걷고 달리는 유산소 운동을 병행했다. 몸이 건강해지자 공부도 더 잘됐다. 유 교수는 “몸은 나의 중심이다. 근간을 이루는 몸이 무너지면 모든 감성과 지성, 그리고 영성이 무너진다. 몸이 바로 서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의 중요성을 안 뒤부터 유 교수의 하루는 운동으로 시작된다. 올 1년은 연구년이라 좀 여유 있게 시작하지만 평소엔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간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땀을 흘린 뒤 학교로 넘어간다. 무산소 근력운동과 유산소 달리기 걷기를 혼합해서 운동한다. 하루를 웨이트트레이닝에 중점을 둔다면 다음 날은 달리고 걷기에 집중하는 식이다. 그는 2012년 7일간 250km를 달리는 사하라사막 마라톤에도 도전했다. 마라톤 42.195km 풀코스도 5번 완주했다. 올해부터 자전거로 전국 일주도 시작했다.

주요기사
유 교수도 처음엔 뇌력이 먼저인 줄 알았다. 그는 수도공고를 졸업하고 취업했다 뒤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고시에 합격한 체험수기를 본 뒤 ‘인생 역전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느끼며 법대에 진학하려고 했다. 그런데 교육공학과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다 쓰러진 뒤 신체 건강의 중요성을 체득한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 머리는 절대 몸을 통제하지 못한다. 정신력이 아닌 체력이 더 중요하다.”

유 교수는 2015년 해발 5895m 킬리만자로에 오를 때 다시 체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산을 오를수록 기온이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져 더 이상 못 움직일 것 같은 극한 상황이 왔다. 머리로는 가자고 하는데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체력이 있어 극복할 수 있었다. 체력이 없으면 몸은 머리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진국 미국은 체덕지(體德智)를 강조한다. 지덕체(智德體)를 앞세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우리가 살아갈 가장 중요한 기본인 몸을 안 움직이며 머리로만 공부해선 창의적인 인재가 될 수 없다.”

유 교수는 모든 학생을 ‘공부 선수’로 만드는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에 비판적이다. 그는 “무엇을 하려면 실행을 해야 한다. 몸이 부실하면 실행력이 떨어진다. 실력은 실행력의 줄임말이다. 결국 체력이 실력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생활화해야 실행력이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2018년 체인지(體仁智)란 책을 썼다. 체덕지와 비슷한 개념으로 직접 체험하고 공감하며 실천하는 게 진짜 지성이라는 뜻이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어야(Change) 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그는 “운동하면 행동하는 것이다. 내가 움직인 만큼 세상을 보는 틀이 바뀐다”고 했다.

유 교수는 매일 운동하고, 책 읽고, 책 쓰는 것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쓴 책만 번역서를 포함해 90권이 넘는다. 연구 논문도 다른 교수들에 비해 10배는 많다. 체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올 초에는 ‘부자의 1원칙, 몸에 투자하라’를 썼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소용이 없으니 운동을 강조한 책이다. 그는 “돈도 체력이 있어야 번다. 재테크는 실패할 수 있지만 근(筋)테크는 절대 실패할 수 없다. 돈 번 뒤 병원에 누워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했다. 유 교수는 “100세 시대의 화두는 건강과 행복이다. 과거엔 50대가 정년이었다. 이젠 5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신체성, 즉 건강이 확보돼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다.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정신력#체력#근테크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