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 국민 지원금 고집하는 與, 언제까지 포퓰리즘에 기대나

동아일보 입력 2021-06-24 00:00수정 2021-06-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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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2/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이전까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강행하기로 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2일 최대 35조 원 규모의 2차 추경으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어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전 국민 지원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당과 협의 과정에서 피해 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차 논의 때 전 국민 지원에 반대하다 정치권에 밀려 동의로 돌아섰다. 민주당의 압박을 고려하면 정부가 이번에도 전 국민 지원금을 지급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경기가 회복 중인 시점에 경기 부양을 위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구심이 든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3%에서 4%까지 끌어올렸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금리 인상이 임박한 상태다. 한은은 ‘2021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의 위험도가 외환위기 직전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거품이 많다는 뜻인데, 지금은 돈을 풀 때가 아니라 돈줄을 조이고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세금이 33조 원 더 걷혀 재난지원금 재원이 충분하다고 한다. 하지만 추가 세수 대부분이 부동산과 주식 시장 호황에 따른 일시적 효과다. 올해 정부가 갚아야 할 국채 이자만 20조 원에 육박하는데 추경에서 빚 갚는 데 쓰는 돈은 2조 원에 불과하다. 가계 살림도 이렇게 흥청망청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 들어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양극화 우려는 커졌다. 대면 서비스 업종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취약계층은 공공 임시 일자리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20% 기업은 자금 사정이 좋아졌지만 나머지는 악화됐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곳이 있는 반면에 폐업 위기인 영세 기업도 적지 않다. 한 푼이 아쉬운 서민들이 넘쳐나는데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까지 지원금을 주는 것은 효율적 재정 집행이 아니다. 부유층에 몇십만 원씩 쥐여주는 게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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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더 걷히면 나랏빚을 우선 갚아야 한다. 가뜩이나 실업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부채 부담까지 떠안길 순 없다. 대선을 앞둔 선심성 돈 뿌리기를 빼고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설명할 요인이 없다.
#국민 지원금#여당#더불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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