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북전단법 美분노 몰라” 젊은 인권 활동가의 경고[광화문에서/윤완준]

윤완준 정치부 차장 입력 2021-01-22 03:00수정 2021-01-22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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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정치부 차장
전직 고위 외교관의 아들인 신희석 씨(39)는 청소년기 절반을 아버지를 따라 미국 일본 스리랑카 등 외국에서 보냈다. 국제법 전문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국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대학 시절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있는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가 국제인권법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아버지가 뉴욕 주재 유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로 있던 2004년 뉴욕에 갔다가 비정부기구(NGO) ‘국제형사재판소를 위한 연합(CICC)’에서 인턴을 했다. 그때 경험이 삶의 방향을 바꿨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국제 범죄와 인권 침해 사건을 연구하고 이를 바로잡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알지 못했다. CICC에서 만난 재미교포 앨리스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공개처형 같은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들을 들려줬다.

“너무 놀랐어요. 북한에서 일어난 일들이야말로 ICC에서 다뤄야 하는 사건들인데….”

미얀마에서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시리아에서 수많은 사람이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TV뉴스를 통해 처참한 실상이 공개되고 피해자들의 육성 인터뷰가 전파를 탄다. 하지만 극도의 폐쇄 사회인 북한은 수백만의 인권 침해가 발생했을 텐데도 국제사회의 관심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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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와의 만남 이후 그는 “북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국제인권법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하버드대 로스쿨 석사과정에서 국제법을 공부한 것도 “국제인권법을 ‘도구’로 북한 인권 문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박사학위를 딴 그는 지금 북한 인권 NGO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에서 법률분석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북한 인권 운동이 인류 보편적 권리인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도 국제법을 통한 체계적 접근이 없어 진영 논리에 휘둘렸다는 점에서 신 분석관의 존재는 특별하다.

그를 지금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워싱턴 조야가 대북전단금지법에 크게 분노하고 있는데도 이를 모르는 건지, 모른 척하는 건지 모를 문재인 정부의 태도다. 특히 그는 최근 미국 등 국제사회 여론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과거에는 북한을 비판했지 우리 정부를 비판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침해에 가담하는 것 아니냐’고까지 비판합니다.”

실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외교안보 인사들과 가까운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본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워싱턴에서 일으킨 실망과 분노의 정도를 청와대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 분석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도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해 우리 정부 당국자들에게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인권 문제에 더욱 엄격한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어떻겠느냐”고 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되는 3월 이 문제가 한미관계 이슈로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분석관의 아버지는 현역 시절부터 북한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온 신각수 전 주일대사다.

윤완준 정치부 차장 zeitun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대북전단법#미국 분노#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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