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는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인류는 머지않아 비슷한 사태를 마주할 것이다. 최첨단 기술의 시대에서 인간은 바이러스 앞에 이토록 무력하다. 21세기는 디지털 코딩이 아닌 삶의 코드를 해독하는 생명과학의 시대다. 생명과학은 흥미롭고 생산적인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위험한 창조이다. 기술의 창조와 함께 생겨난 문제점들은 그 어떤 대단한 과학기술로도 해결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철학, 사회학, 법학 등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이다. 과학의 존재 이유는 결국 인문학에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 스스로가 인문학적 소양을 지니고 자신이 생산하는 과학기술의 무게와 파장을 예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학자로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아야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실제 세상은 이과와 문과로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과학이 올바르게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수적이다. 인문학에 무지한 과학자는 우물 안 개구리와 같다.
정현영 KAIST 생명과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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