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경 중립 외면한 권력기관 개혁은 ‘줄세우기’로 변질된다

동아일보 입력 2020-09-22 00:00수정 2020-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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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열고 임기 내에 권력기관 개혁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경찰이 상당 부분 수사종결권을 넘겨받는 것으로 정리가 된 만큼 이제는 경찰 수사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부는 어제 회의에서 경찰의 수사 기능을 총괄 지휘 감독할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해 이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국가수사본부의 독립이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선 경찰청장이 개별사건 수사에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거나, 국민의 눈을 속이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최근 일련의 검찰 인사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청와대와 법무부는 정권의 코드에 맞는 검찰 간부들을 핵심 보직에 중용했다. 반면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하고 있던 검사들은 대부분 교체돼 권력의 비리를 파헤치는 수사는 힘을 잃게 됐다. 국가수사본부의 독립성 문제도 결국 인사가 핵심이다. 정권의 입장에서는 경찰청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든 말든 국가수사본부장을 입맛에 맞는 인사로 기용하면 그만일 뿐이다.

국정원 개혁 역시 국내정치 개입을 막기 위해 국내정보 수집 기능을 크게 축소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긴 하지만,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것은 국가안보상의 공백이 우려된다. 정보와 수사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도 대북정보 수집 기능과 대공수사권이 분리됨에 따라 대공수사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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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검찰 개혁은 핵심인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 온데간데없이 ‘권력 줄세우기’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권력기관의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당초 개혁의 취지와는 달리 경찰의 권한은 비대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경찰은 검찰보다 정치권력의 통제력이 미치기 더 손쉬운 여건이다. 현 정부가 표방하는 권력기관 개혁은 지금 이대로라면 권력기관의 시녀화와 범죄·대공 수사의 공백을 불러올 우려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제2차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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