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자마 패션의 부활[간호섭의 패션 談談]〈43〉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입력 2020-09-19 03:00수정 2020-09-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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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OM 제공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호캉스’, ‘스테이케이션’ 모두 요사이 익숙해진 신조어들입니다. 호텔에서 보내는 바캉스, 집안에서 보내는 휴가 등 참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이고 어찌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라이프 스타일이 만들어낸 웃픈, 즉 웃기고 슬픈 결과물입니다.

이런 호캉스와 스테이케이션에 딱 맞는 패션이 요즘 인기입니다. 바로 집에서 편하게 입는 잠옷인 파자마가 멋진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했습니다. 파자마 또한 재미있는 합성어입니다. 9세기 중반 페르시아어로 다리를 뜻하는 파이(Pay)와 옷을 뜻하는 자마(Jamahs)가 만나 파자마(Pyjama 또는 Pajama)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허리에 끈이 달린 펑퍼짐한 스타일의 바지인 파자마는 인도를 중심으로 힌두교, 무슬림 등 종교의 구분 없이 널리 입혀졌습니다.

그 후 19세기 초 인도를 식민지로 둔 영국의 동인도 회사를 통해 영국을 시작으로 전 유럽에 파자마가 전파되었죠. 그전까지는 왕족과 귀족을 중심으로 잠옷을 입었으나 남녀를 불문하고 기다란 셔츠 스타일의 잠옷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파자마로 인해 바지 형태의 잠옷으로 바뀌면서 패션 또한 실용성이 대접받기 시작했습니다. 바지는 치마에 비해 만들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다리의 움직임에 제약이 없어 활동성이 극대화된 옷입니다. 그만큼 편안하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 가볍고 부드러운 직물로 만들어진 파자마는 짧은 역사에 비해 전 세계에 급속도로 널리 유행되었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파자마 패션은 더욱 화려해졌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파자마’로 해시태그 검색을 하면 무려 22만 개의 게시글이 나옵니다. 이제 파자마를 그냥 잠옷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파자마부터 꽃무늬, 동물무늬의 파자마 그리고 반팔부터 반바지까지 다양한 길이의 파자마와 남녀 커플을 위한 파자마까지 수백 가지 디자인이 선택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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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파자마 패션이 패션쇼 런웨이에도 등장해 겉옷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셔츠로 입기도 하고 위아래 세트로 입어 어떨 때는 실제 파자마와 구분이 안 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위에 재킷을 걸치거나 클래식한 구두나 가방을 매치해 파자마 패션이 갖는 무격식의 한계를 극복합니다.

패션은 그 시대를 표현하는 거울이라고 했던가요. 19세기 파자마 패션의 등장은 산업화로 인한 실용주의적 사고방식과 함께 집에서만큼은 편안함을 기대했던 대중들의 욕구가 있었기에 대중적으로 널리 전파되었죠. 반면 코로나 시대 파자마 패션의 부활은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편안함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멋도 부리고 싶고, 남들에게 뽐내고도 싶은 욕구의 표출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 중 삼분의 일은 잠을 자면서 휴식을 얻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지요. 잠옷으로서의 파자마 패션이 휴식하는 삶에 편안함을 주었다면 부활한 파자마 패션은 깨어있는 삶에 활력을 주니 이 또한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파자마 패션#호캉스#스테이케이션#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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