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가 법관 인사 좌지우지할 與 사법행정위 법안의 위험성

동아일보 입력 2020-09-17 00:00수정 2020-09-1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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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을 법관이 아닌 외부 인사가 총괄하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을 여당이 추진하자 대법원이 이에 반대하고 나섰다. 법관 인사 등 사법행정은 재판의 독립과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여당의 개정안은 사법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행정권을 분산하기 위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국회에 설치된 위원 추천위원회를 통해 신설되는 사법행정위가 사법행정의 의사결정 및 집행 권한을 모두 갖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재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법관 인사권과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예산과 사법정책 관련 권한을 비법관위원(8명)이 법관위원(4명)보다 많은 사법행정위로 넘긴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법원장은 형식적인 사법부 수장으로 남게 된다.

법원행정처가 반대의견에서 “법관 인사는 사법행정의 핵심적인 내용이고 법관 독립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라며 “국회가 위원의 다수를 선출하는 사법행정위가 판사의 전보·보직 및 근무평정까지 결정하면 법관 역시 정치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것은 법원 독립성 침해를 우려한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전원이 판사로 구성된 연방사법회의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회의체에서 사법행정을 결정하는데 위원 구성은 법관이 다수를 차지한다.

위헌 논란도 제기된다. 헌법 101조 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법권에 포함되는 사법행정권을 법관 중심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의미로 헌법학계는 해석한다. 법률상 기구인 사법행정위원회가 헌법상 기관인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가져가는 것도 법체계상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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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도 2018년 밝혔듯이 대법원장이 사실상 모든 사법행정권을 행사하는 지금의 구조는 민주적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법원행정처 폐지도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헌 논란에다 사법부 독립을 저해하는 기구를 신설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대법원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최근 사법부는 대법관 구성과 판결 등에서 이념적 편향 논란으로 정치적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판사들에 대한 외부 공격에 김 대법원장이 원칙을 갖고 대응했는지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돼 왔다. 사법부 독립은 외부 세력에 의해 침해되어서는 안 되며, 동시에 사법부 스스로도 판결과 행정 모든 측면에서 이념적 정치적 편향을 경계해야만 지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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