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靑, ‘땜질 개편’에 ‘찔끔 개각’으로는 민심 못 잡는다

동아일보 입력 2020-08-15 00:00수정 2020-08-15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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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실패와 국정 운영의 일방독주에 따른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 어제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9%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여당이 4·15총선에서 압승한 지 불과 넉 달 만에 민심이 급속도로 돌아선 것이다.

무엇보다 집값과 전셋값이 가파르게 동반상승하는 등 부동산 정책 실패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 매물이 줄고 반전세가 늘어나는 등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값만은 반드시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정부의 정책 무능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 내부에선 일부 유리한 통계를 인용해가며 ‘부동산 값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거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등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의 분노를 촉발시켰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7일 일괄사의를 표명하면서 국정쇄신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 가닥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일부 수석비서관만 바뀌고 노 실장은 유임하는 것으로 끝나면서 안 하느니보다 못한 일이 되고 말았다.

청와대는 민심이 악화일로를 걷자 개각을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최근 해안경계 실패 책임론이 일었던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도를 교체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소식이다. 부동산 대책 주무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등 민심 이반을 초래한 책임자들을 빼놓고 이런 식의 ‘찔끔 개각’으로 돌아선 민심을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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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 대해 “경제사령탑으로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정책기조의 변화를 꾀해 민심을 수습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인데도,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지금의 정책기조를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그릇된 인식에 빠져 있다.

현 정부의 임기는 3분의 2를 거의 채우고 이제 1년 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차기 대통령 선거전이 벌어질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1년도 안 남았다. 지금이야말로 비상상황이라는 인식을 갖고 사실상 마지막 내각을 구성한다는 각오로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국정을 펴야만 성공한 정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문재인 대통령#국정 운영 지지율#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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