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속전속결 增稅로 마감한 7월 국회… 도 넘은 巨與의 입법 독단

동아일보 입력 2020-08-05 00:00수정 2020-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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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국회는 유례없는 여당의 입법 독주 속에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어제 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의 세율을 높인 ‘부동산 증세(增稅) 3법’을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후속 입법 같은 민감한 법안들도 한꺼번에 통과됐지만 미래통합당은 176석의 힘에 밀려 존재감조차 보이지 못했다.

법 개정으로 다주택자들은 집을 사든, 팔든, 계속 보유하든 징벌적 세금을 물게 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취득세 최고세율이 각각 2배, 3배인 6%, 12%로 높아졌다. 양도세 최고세율은 62%에서 72%로 인상됐다.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이다. 단번에 세율을 갑절로 높이는 건 헌법상 ‘과잉 금지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여권은 귀를 닫았다.

다주택자 세금 폭탄에 국민이 눈길을 뺏긴 사이 1주택 실거주자들의 세금 부담도 늘었다. 내년부터 1주택자 종부세율을 0.1∼0.3%포인트 높이는 방안이 개정 종부세법에 포함됐다. 종부세 계산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년에 95%로 높아질 예정이어서 세율보다 더 빠르게 세금이 늘어날 것이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린 탓에 이미 올해 서울 아파트 재산세는 평균 22%나 높아졌다.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집의 노예로 사는 것에서 벗어난 날”이라는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입법 자화자찬에 맞서 시중에선 “집 가진 60% 국민이 ‘세금 노예’의 길로 들어선 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중저가 주택의 재산세율 인하 방안을 10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 만큼 잠재적 여당 지지층에 영합하면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를 징벌하는 ‘세금(稅金) 정치’도 계속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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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국회는 야당이 등원한 21대 첫 임시국회였으나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여당은 의사일정 협의도 없이 야당을 배제한 채 국민 재산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법안들을 밀어붙였다. 세금 낼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과도한 세금을 물린 권력자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게 의회다. 반대 여론은 물론이고 국회법 절차까지 무시한 여당의 힘자랑에 조세제도와 숙의민주주의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숙의민주주의#조세제도#임시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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