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휘랍시고∼” 모욕적 발언으로 검찰 압박하는 秋장관의 오만

동아일보 입력 2020-06-27 00:00수정 2020-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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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와 검찰의 협력을 강조한 지 이틀 만인 24일 “자기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부리고 있다”며 윤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음 날에는 “검찰총장이 제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었다”며 “장관 말을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고 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위증교사 진정 사건의 조사를 대검 감찰부에 맡기지 않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한 윤 총장의 당초 조치를 비판한 것이다.

추 장관 발언은 내용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장관의 언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잘라 먹었다”거나 “지휘랍시고”같이 모욕적인 표현은 법무장관-검찰총장 간 관계가 아닌 그 어떤 상하관계에서라도 갑질로 지적받아 마땅한 언행이다. 더더구나 법치를 책임진 주무 장관의 언어라고는 상상도 하기 힘들다. 추 장관은 “지금 해방이 돼서 전부 태극기를 들고 나와 대한민국 독립만세를 외쳐야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일제 경찰을 불러서 신고해야 한다고 하는 건 시대 흐름을 모르는 것”이라는 말도 했는데 이는 세상이 바뀌었으니 검찰도 정치권력에 순응하라는 압력이나 다름없다.

법무부 장관은 직제상 검찰총장을 지휘하고 지시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검찰총장은 일반 행정부처의 외청장과는 다른 독립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자리다. 총장의 2년 임기를 법으로 보장하고 장관급으로 보임한 것도 검찰이 정치권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불편부당한 수사를 해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따른 것이다.


추 장관은 1월 검찰 인사에서 조국 일가 수사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개입 의혹 수사 등을 맡았던 윤 총장의 측근 검사들을 대거 지방으로 좌천시켰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당한 외풍을 차단하는 것이 일차적 소임이다. 그렇게는 못할망정 저급한 언어로 검찰총장 압박에 열을 올리는 행태는 법무행정 수장의 정상적 처신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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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검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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