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춘객 늘고 유흥업소는 ‘풍선효과’… 우려되는 집단감염 재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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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 일요일엔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30명과 32명 발생했다. 8일(53명)을 제외하고는 일주일간 하루 신규 환자 수가 50명 미만으로 유지됐다. 오늘부터는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이 강화된다. 약 90개국을 대상으로 사증제도를 이용한 입국 제한을 하는 한편 미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도 유럽발 입국자들과 마찬가지로 입국 후 3일 내에 모두 진단 검사를 하기로 했다.

문제는 국내 상황이다. 의료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를 보임에도 오히려 위기감을 표시하고 있다. 우선 해외감염과 함께 2대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수도권 상급 종합병원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경기 의정부 성모병원에선 지금까지 60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아직까지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무엇보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2주 차부터 느슨해진 일상 방역의 여파가 2차 대유행으로 나타날까 우려된다. 지난달 말부터 상춘객들이 움직이면서 이동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일본을 다녀온 가수가 이달 초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 가수와 접촉한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 종업원 2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서울시가 유흥업소에 2주간 영업 정지 명령을 내리자 노래방을 비롯한 유사영업을 하는 곳과 서울 인근 수도권 유흥업소로 인파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부활절인 어제는 현장예배를 본 서울의 교회가 약 2100곳으로 지난주보다 10% 증가했고, 공원마다 상춘객들이 몰려들어 혼잡을 이뤘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성과가 1, 2주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감안할 때 자칫하면 2차 고강도 거리 두기가 끝나는 19일 이전에 2차 폭발이 시작될 수 있다. 설사 소강상태가 이어져 ‘생활 방역’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실내에서의 밀접 접촉을 경계하고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돼야 한다. 보건 당국도 의료 자원을 재정비하고 지속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2차 폭증과 감염병 장기화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상춘객#유흥업소#풍선효과#사회적 거리두기#집단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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