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부품 근절 대책 시급하다[기고/강신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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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택 (사)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기획조정실장
강신택 (사)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기획조정실장
지난달에만 한국 세관이 2건의 중국산 모조품을 적발했다. 원산지가 한국산으로 허위 표시된 중국산 자동차 부품 626만 개(약 325억 원)와 의류 7000여 벌(약 7억 원)이다.

이 가짜 한국산 자동차 부품을 품질 테스트 해보니 인장강도가 국산 순정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수준 미달인 부품을 국내산으로 속여 국내는 물론이고 중동과 동남아, 남미 등에 팔아 폭리를 취했다. 의류의 라벨만 바꿔 수출하는 이른바 ‘라벨갈이’ 업자 1명은 1만 원짜리 티셔츠를 6만∼7만 원에, 27만 원짜리 코트를 130만 원에 팔았다.

이런 짝퉁을 수입해 유통시킨 업자들을 적발해 처벌해도 소비자 피해까지 구제되진 않는다. 특히 승객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허위 표시 또는 상표를 무단 도용한 모조품 유통은 심각하다. 이번 짝퉁 자동차 부품 사례를 보면 626만 개 중 427만 개는 이미 국내외로 팔려 나갔다. 기 판매된 제품은 종적이 묘연해 세관이나 사법당국도 손쓸 수 없어 업체에 과징금이나 벌금을 물리는 선에서 조치가 끝난다.

소비자들은 이후가 더 불안하다. 적발되지 않은 짝퉁 자동차 부품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많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침해 사범 단속 실적은 5217억 원으로 2017년보다 250%나 폭증했다. 기계류, 가방, 신발, 옷, 가전제품 등 품목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이다.

짝퉁 유통은 국내 자동차와 부품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한국산으로 허위 표시된 부품이 전 세계에 유통돼 품질 문제를 일으키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막대한 설비투자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 경쟁을 펼치는 국내 기업 입장에선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선량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엄단하는 더욱 강력한 지식재산권 보호 대책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디자인, 특허를 보호하는 제도를 강화하고, 이를 침해하는 물품에 대한 정부기관의 적극적 단속도 필요하다. 또 소비자의 안전,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 부품 등의 짝퉁을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업자는 더욱 강력하게 처벌해 경각심을 줘야 한다.

강신택 (사)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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