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전웅주]수능 대신 졸업 자격시험 시행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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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주 대천여자고등학교 교장
전웅주 대천여자고등학교 교장
인문계 고교 3학년 교실은 2학기만 되면 아수라장이 된다. 특성화고 3학년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육 당국에서는 학교에다 공문을 보내 취약 시기 교육과정을 알차게 운영하라고 지시하고 잘못되는 경우 학교를 징계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 시기 교육과정을 제대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더구나 요즘 학생 인권을 강조하는 시대에 아무도 아수라장 교육현장을 바로잡으려 선뜻 나서지 않는다. 잘못 나서면 갑질 내지는 적폐로 몰리기 쉬운 험악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교육현장을 바로잡기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매 학년 진급 자격시험을 치르고 3학년의 경우는 졸업 자격시험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수능시험은 폐지하되 진급 자격시험과 졸업 자격시험이 수능을 대체할 수 있도록 객관성, 타당성, 공정성, 신뢰도 등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을 교육당국이 철저하게 고민한 뒤 실시해야 한다.

30년 이상 교육현장에서 일하면서 언제부턴가 학생들이 무질서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출결, 청소, 학습태도 등은 물론이고 기본예절이나 학교 규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교권이 이미 크게 붕괴돼 있다 보니 학교에서 질서 있는 학습 문화를 만들려 하면 학생들에게 갑질 혹은 적폐로 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당국도 그런 의지를 가진 학교를 오히려 나무라는 듯하다. 신념을 가지고 학생들을 교육하려는 교원들은 버티지 못하고 교직에서 일찍 물러나려고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졸업 자격시험을 채택하는 것은 무너지는 공교육 현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과 한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당국 및 국가 최고 기관들이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전웅주 대천여자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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