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200만 kW 규모의 영광원전 2기가 부품 문제로 가동이 중단되고, 다른 영광원전 1기도 핵심 부품 결함이 발견돼 정부는 물론이고 산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다음 달 20일에는 70만 kW급 월성 1호기도 설계수명이 다해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정부가 발 빠르게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올겨울 닥칠 한파를 앞두고 전력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는 우리나라 총 발전설비 용량 8200만 kW에 육박하는 8000만 k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혹서와 혹한이 반복되는 이상 기후가 심해지는 추세인 데다 냉·온열기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력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절전 방법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소비전력이 낮은 발광다이오드(LED)에 주목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조명에 사용되는 전력이 전체 전력사용량의 20%에 이르는 만큼 LED조명의 확대가 시급히 요구된다.
우리나라 LED업체들은 현재의 전력 사용량을 급감시킬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LED조명은 형광등 대비 50%, 백열전구 대비 90% 가까이 전력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녹색성장 대책의 하나로 공공기관 조명을 모두 LED로 바꾸는 것을 비롯해 ‘2020년까지 전체 조명의 60%를 LED로 바꾸겠다’는 ‘2060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제대로 실행된다면 연간 400만∼500만 kW를 절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LED조명 보급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LED조명 확대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하루빨리 LED조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반 소비자와 산업계를 대상으로 LED조명의 경제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에 힘써야 한다.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LED조명에 대해 ‘비싸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고 품질이나 성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낮아졌을 뿐 아니라 전기료 절약 등을 고려하면 기존 조명과 비교해 훨씬 경제적이다. 실제로 과거 개당 10만 원대였던 LED조명은 이제 5만 원대로 구입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공장 조명을 LED조명으로 바꿀 경우 전기료 절약 금액만으로 3∼5년 이내 설치비 상환이 가능하다.
또 LED조명이 좀더 빨리 확대 보급될 수 있도록 정부 예산만을 이용해 공공기관에 조명을 보급하겠다는 기존 방침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복지예산이 늘어나는 등 부족한 정부 예산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는 보급방식은 효율적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LED조명으로 교체한 공동주택이나 사업장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LED로 교체한 아파트 단지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에코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하면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여타 지자체들은 예산문제 등으로 인센티브를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LED조명 보급이 늘면 현재 전력대란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을 활성화해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LED조명 확대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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