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주펑]中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적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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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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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최근 중국 정치를 보면 중국인조차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분명히 차기 권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언론은 왜 다른 상무위원이 누가 될지를 그렇게 알고 싶어할까.

중국은 집단지도체제다. 상무위원은 집단지도체제의 기본구조를 대표하며 상무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중국 정치의 미래가 결정된다.

1980년대 내내 상무위원은 5명이었다. 1992년 14차 당대회에서야 7명이 됐고 2002년 16차 당대회에서 9명으로 늘었다. 올해 18차 당대회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상무위원 수가 다시 7명으로 줄어드는지 여부다. 7명이 좋은지 9명이 좋은지 묻는다면 대답은 명쾌하다. 7명이 좋고 5명은 더욱 좋을 것이다.

상무위원이 많을수록 계파 이익을 조정하는 것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국가주석과 공산당 총서기의 실질 권력과 권위가 점점 약해진다. 덩샤오핑(鄧小平)과 동료들은 1980년대 초부터 원로정치를 시작했다. 덩샤오핑이 1997년 서거할 때까지 총서기는 모두 그가 직접 선택했다.

덩샤오핑이 위대한 것은 그가 국가지도자를 선택했지만 막후로 물러났고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나 1992년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姓資姓社)’ 논쟁 같은 특수한 위기 상황이 아니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산당 권력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총서기 몫이었다.

그러나 16차 당대회에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후진타오(胡錦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많은 자파(自派) 사람을 고위직에 중용했다. 그 결과 상무위원이 7명에서 9명으로 증가했다. 9명 상무위원 중 장 주석 계열은 후 주석 계열의 공산주의청년단파보다 많았다. 최근 10년 중국 정치체제 개혁이 지체된 것은 여기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후 주석이 비록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겸하지만 최고 권력구조인 상무위원회에서는 ‘소수파’이기 때문에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좌지우지할 수 없는 ‘약한 지도자’이다. 현재 중국의 숱한 정치와 정책 문제들은 모두 이 구조 속에서 파생됐다.

현재 최고 정책결정 시스템에 따르면 중대한 국가 문제는 상무위원 9명의 토론을 거쳐야 한다.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9명 중 2명일 뿐이다. 어떠한 정책이라도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과 권력 계파 및 정책 경향을 가진 9명이 토론을 한 뒤 결정해야 한다.

최후에 결정되는 것은 9명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개성이 없고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가장 안전하고 가장 개성이 없으며 위험을 감당하지 않으려는 것들뿐이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이처럼 매우 분산되고 가치관과 관념이 매우 다양한 최고 권력기구는 허약한 지도자라는 나쁜 결과를 낳았다. 또 안전하고 타당한 것만을 추구하고 진보와 개혁은 추구하지 않는다.

중국 정치에 변화의 시기가 왔다. 미래의 시진핑-리커창 체제가 다시 비극적인 ‘후진타오-원자바오’의 약한 지도력을 연출할지, 아니면 단호한 결단으로 새로운 지도자에게 권력을 부여해 이들이 권력과 권위를 갖고 개성 있게 오늘과 미래의 중국을 이끌지가 18차 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지금 우리는 18차 당대회에서 중국과 세계에 기쁜 소식이 발표되기를 기대한다. 중국이 최대한 빨리 민주화를 실현하려면 (상무위원 감소로) 먼저 권력의 집중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중국#공산당#상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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