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민 굶기는 北의 1조 원 미사일 쇼 응징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북한은 어제 광명성 3호의 조립과 준비가 끝나 김일성 100회 생일 주간(12∼16일)에 발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광명성 3호에 대해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실험을 위한 로켓이다. 북한은 위성 발사조차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 미사일을 한 번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8억5000만 달러(약 9680억 원)가 넘는다. 이 돈이면 북한 주민 1900만 명 정도가 1년간 먹을 쌀을 살 수 있다. 북한 황해남도와 평안북도 등지에는 만성적 식량 부족과 한파로 최근까지 아사자가 속출한다는 소식이다.

8일 북한이 19개국 외신기자 60여 명에게 공개한 광명성 3호는 조잡했다. 2006년 남한이 발사한 실용위성 아리랑 2호 무게가 800kg인 데 비해 광명성 3호 무게는 고작 100kg이다. 고난도 장비가 거의 탑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발사체가 우주로 올라간다고 해도 해상도가 낮은 사진촬영이나 하고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트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1km 깊이의 갱도를 새로 굴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2주일 안에 핵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두 번의 플루토늄탄 실험에 이어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3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은 중국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 계획을 철회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켓 발사는 연료 주입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북한이 외국의 취재진을 초청해 ‘평화적 인공위성’ 운운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막아보려는 술책이다. 국제사회는 실효적인 제재 방안을 찾기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북한 로켓의 궤도를 시시각각 추적하면서 만반의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북한발(發) 안보위기가 고조되는데도 여야 정당들은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북한은 어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의 ‘남조선 동포 형제자매들에게 고함’이라는 격문에서 “남조선 평화민주개혁 세력은 당파와 소속, 당리당략을 초월해 굳게 연대·연합해 11일을 친미반통일파쇼세력 심판의 날로 만들자”고 선동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다. 정파(政派)를 떠나 단합된 목소리로 모험주의에 빠져드는 김정은 집단의 예봉을 꺾어놓아야 한다.
#북한#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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