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찬진]영양소 많은 대파값 폭락… 지금 구입해 농가 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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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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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진 파전국협의회 회장
조찬진 파전국협의회 회장
한파로 파의 출하시기가 늦어지면서 파 생산량이 적체되고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작년 소비자가격에 비해 무려 60% 가까이 떨어졌다. 게다가 불황으로 외식사업이 불경기를 맞으면서 모든 음식의 재료로 쓰이는 파의 소비량도 줄었다. 우리 농가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사실 파는 부재료이기 전에 옛날부터 한방에서 약재로 써온 몸에 좋은 식품이다. 흔히 백년해로의 표현으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살라’는 말이 있다. 파의 수염뿌리가 백발과 비슷해 나온 말인데 실제로 파를 즐겨 먹으면 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틀린 말이 아니다. 파의 한자는 총백(蔥白)으로 한방에서 약용으로 사용할 때 주로 파의 둥글고 하얀 뿌리 부분만 썼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파의 푸른 줄기는 총엽, 수염뿌리는 총수, 씨앗은 총실, 꽃은 총화, 포기 전체를 찧어 나온 즙을 총즙이라고 하며 모두 약용한다.

파의 효능은 여러 책에 소개돼 있다. 명의별록에 보면 ‘파는 상한으로 골육이 아픈 것과 편도선 통을 다스리고 태를 편안하게 한다. 파뿌리는 두통에 효험이 있고, 파즙은 신장 질환에 좋다’고 나온다. 본초강목에는 ‘파는 풍습과 복통 마비로 인한 통증을 다스리고 젖을 잘 나오게 한다’고 적혀 있다. 또 식의심경에는 ‘설사가 날 때 파의 흰 줄기 한 줌을 썰어 쌀과 함께 죽을 쑤어 먹으면 좋다’고 나오고, 동의학사전에는 ‘파 흰밑의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폐경에 작용한다. 땀을 내고 풍한을 내보내고 양기를 잘 통하게 하며 독을 풀고 태아를 안정시킨다’고 적혀 있다.

파에는 많은 영양소가 들어 있다. 단백질 칼슘 철분 엽산과 비타민A B C가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C는 파 100g당 21mg으로 사과(4∼10mg)나 양파(8mg)보다 훨씬 많다. 나른하고 피로하기 쉬운 환절기에 감기 예방과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 여러 미생물에 대한 항균작용이 있고 정신적인 피로나 고민으로 흥분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파를 썰어 냄새를 맡거나 파를 넣고 끓인 물의 증기를 쐬면 효과적이다. 피곤할 때 흔히 ‘파김치가 되었다’고 표현하지만 실제 파김치는 맵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요즘처럼 추울 때 먹으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다른 음식의 독을 풀어줘 양기를 돌게 한다.

이런 효능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최근 파는 조연에서 주연으로 바뀌고 있다. 치킨에 파채를 얹어 먹는 파닭은 이미 치킨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단골메뉴가 됐고, 고기를 주 메뉴로 하는 음식점에 가면 대파를 가늘게 채로 썰어 구운 고기와 함께 먹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된다. 파삼겹살 파불고기 파오리구이 등 파를 간판으로 내세운 음식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파가 주연으로 바뀐 이유는 파 특유의 향과 맛 때문이다. 파닭처럼 건강을 위해 올리브유를 사용하거나 기름 없이 구워도 느끼한 맛이 남는데 파는 이런 맛을 잡아주고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는 작용을 한다.

이처럼 좋은 국산 대파의 값이 폭락했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이때를 노려 중국산보다 질이 좋은 국산 대파를 싼값에 구입해 두는 것이 좋다. 환절기 건강을 지키면서 어려운 농가도 도울 수도 있으니 일거양득일 것이다. 대파는 뿌리 쪽에 물을 살짝 뿌린 후 신문지로 말아 냉장실에 넣어 두면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잘라낸 뿌리를 화분에 심으면 금세 뿌리를 내려 성장한다. 매번 손질하기 힘들면 비닐팩에 잘라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써도 된다.

사단법인 파전국협의회는 국산 파의 장점을 널리 알려 소비자들이 건강에 좋은 파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도록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농산물은 우리 땅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최고다. 요즘처럼 늦겨울 한파가 몰아쳐 추위가 심할 때 파로 만든 요리로 건강을 지키시기를 권한다.

조찬진 파전국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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