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순덕]쌀 직불금 5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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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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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2007년부터 2년간 59만여 원의 직불금을 수령한 사실이 인사청문회의 도마에 올랐다. 쌀 직불금은 직접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소득을 보전해 주기 위해 그가 농림부 차관 때 만든 제도다. 2007년 한국농어민신문사 사장 등으로 봉급 받으면서 자신이 만든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59만 원을 타먹은 것이다. 액수가 적다고 부도덕성을 덮을 수는 없다. 서 후보자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자 여당에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다니 치사하다”는 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그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2008년 쌀 직불금을 신청한 사실이 드러나 물러났던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만 억울할 판이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대통령 교회’로 유명한 소망교회에 2007년부터 9600여만 원을 헌금한 사실이 논란이 됐다. 그는 “평생 특혜를 바라고 헌금한 적은 없다”며 순수한 십일조임을 강조했다. 이전 다른 교회에선 200여만 원밖에 헌금하지 않았다. 보통 신앙인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십일조를 지키기가 매우 어렵다. 신앙심이 두터운 사람이 십일조를 내는 것을 탓할 바는 아니지만 “왜 하필 또 소망교회냐”는 말이 나온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의 스포츠카 ‘제네시스 쿠페’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에 대해 “아들이 고종사촌형 처의 차를 빌려 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들은 작년 트위터에 ‘2010년 서른에 K7 3.5와 젠쿱 3.8의 갈림길에서. 어쩌지 어쩌지’ 같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3년 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다른 수석들이 하이브리드 소형차로 바꿀 때 더 작은 경차로 바꿨던 아버지의 청렴성마저 의심받게 생겼다. 차라리 “자식이 어디 아비 마음대로 되느냐”고 답하면 솔직하다는 평이라도 들었을 것 같다.

▷대체 이리도 사람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 정부가 공정사회를 외치면서 자신들만 쏙 빠지겠다는 것인지 의아하다. 정부가 ‘공정한 사회’ 깃발을 치켜든 뒤로 각종 개혁조치들이 나왔지만 이번 같은 개각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나면 국민은 또 한번 허탈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한테 장관 후보자의 풀을 넓히라고 촉구하기도 지쳤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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