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연욱]오프라 윈프리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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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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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이름을 딴 단어가 있다. ‘오프라(Oprah)’는 ‘젊은 층 사이에서 고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친근한 어조로 끈질기게 질문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화가 된 여자 오프라 윈프리’란 책을 쓴 재닛 로는 “윈프리는 대학총장이나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교황을 제외한 어떤 종교 지도자보다도 막강한 영향력을 우리 문화에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프라 윈프리 쇼가 흥행에 성공한 키워드는 파격과 기발함이었다. 윈프리는 1988년 공개적으로 다이어트를 선언한 뒤 두 달 만에 몸무게를 30kg이나 줄였다. 그는 손수레에 다이어트로 제거한 무게의 지방덩어리를 싣고 등장했다. 2004년에는 19번째 시즌 시작을 기념해 방청객 276명에게 GM ‘폰티액 G6’를 선물해 화제가 됐다. 그는 방송에서 자신이 아홉 살 때 사촌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어린시절 마약을 복용했던 사실을 고백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부에선 “그의 쇼는 한마디로 쓰레기”라고 비난했지만 그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었다.

▷1986년 첫 전파를 탄 뒤 지금까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게스트는 대략 3만여 명.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미국 전현직 대통령 5명이 출연했다. 윈프리는 2008년 미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를 공개 지지해 당선을 도왔다. 최근에는 부동의 1위 연예인의 자리에서 한발 물러서는 느낌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9일 선정한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명인 1위에 가수 레이디 가가가 올랐다. 윈프리는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미국 미시시피 시골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전 세계 1억4000만 명의 마음을 사로잡은 윈프리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다.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을 47회나 수상한 오프라 윈프리 쇼가 25일 막을 내린다. 17일 고별방송 녹화장엔 가수 마돈나와 비욘세, 배우 톰 크루즈와 톰 행크스 등 유명 연예인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했다. 그를 보면 방송에서 인기 있는 사회자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알 수 있다. 살아서 신화가 된 그가 인생 2막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정연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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