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코리아/에이미 잭슨]‘외국기업 사회공헌 부진’은 오해

동아일보 입력 2010-09-17 03:00수정 201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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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 저명한 한국인 연사로부터 주한 외국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부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 있는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사실과 다른 주장에 아쉬움이 남았다. 몇 년 전 50주년을 맞이한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의 회원사는 6·25전쟁 직후 한국의 재건을 도왔던 일을 포함하여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기업 및 소비자와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그동안 미국 기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사회의 발전에 함께한 데 긍지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개인과 기업의 기부활동은 매우 뿌리 깊은 전통이다. 미국원조재단(Giving USA Foundation)의 2008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기부금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2%를 차지하고 그중 75%가 개인 기부금이었다. 최근 한국 언론에 미국의 부호 40명이 개인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이 소개됐다. 미국 정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직장 자선캠페인(Combined Federal Campaign)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미 연방정부의 공무원이 월급 중 일부를 기부하도록 권고한다. 1961년 시작 이후 60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고 2007년에는 2억7300만 달러를 모았다.

오늘날 세계의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늘리는 추세에 따라 한국에서도 그러한 움직임이 보여 기쁘다. 원래 정이 많은 한국인은 어려운 이웃을 도와가며 살아왔으며 경조사 때 서로 도우며 십시일반하는 좋은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금전 기부는 아직도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것 같다. 한국에서 기부의 약 60%는 기업에서 온다. 개인 기부는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나 크리스마스 같은 때에 집중된 듯하다. 다행히 이러한 현상은 바뀌고 있다. 점점 더 많은 한국인이 정기적으로 기부를 한다.

한국 기업의 기부활동은 양적 질적인 면에서 발전하며 구체적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교통약자를 위해 특별 제작한 차량을 개발, 판매한다. KT에서는 직원의 70% 이상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과 청각장애인 수술비 지원 등 기부활동에 참여한다. 이러한 활동이 보여주듯 한국 기업은 자금 기부뿐 아니라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사회에 환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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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주한 외국 기업의 기여에 대한 인식 또한 높아졌으면 한다. 암참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실직한 한국 가정의 학생을 돕기 위해 2000년부터 미래의동반자재단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1600명이 넘는 대학생에게 장학금 50억 원을 지원했다. 기금 마련을 위해 매년 ‘최고경영자 서버스 나이트(CEO Servers' Night)’와 제프리 존스 자선 프로암대회를 개최한다. 올가을에도 부산과 제주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003년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의대생 377명에게 약 19억5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GM대우는 자선단체에 특별 제작차량을 정기적으로 기부한다. 메트라이프는 2005년 재단을 만들어 장애아동을 돕는 22개의 단체에 매년 기부한다.

이처럼 한국의 국내 및 외국 기업 모두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인과 가족이 자선활동에 동참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십시일반의 한국 전통이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자선사업에 동참한다면 한국이 세계적으로 많이 기부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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