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숙종]간 총리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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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간이 받은 721포인트 가운데 국회의원 점수는 412포인트로 오자와 이치로가 얻은 400포인트와 큰 차이가 없지만 당원 점수는 249포인트로 오자와가 얻은 51포인트의 거의 다섯 배가 된다. 집권당도 장악한 간 총리는 7월 11일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 분열된 당을 단결시켜 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성공은 수십 년 만에 제대로 된 양당 민주주의를 시작하려는 일본 민주주의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고이즈미 내각 5년 이후 3명의 자민당 총리가 1년여 단명내각을 반복하면서 무능력을 보이자 유권자들은 작년 8월 총선에서 480석 중의원 의석에서 308석을 얻게 하는 압도적 지지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그러나 관료에 대한 정치 통제, 생활복지 중시, 대미 독립·아시아 중시 외교를 펼쳤던 하토야마 총리는 지지율 하락으로 6월 초 간 나오토 재무상에게 총리직을 건넸다.

민주당은 한 달여 만에 치러졌던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에 크게 패하면서 전체 242석 가운데 106석만을 확보하게 됐다. 집권 1년여 만에 위태로워진 민주당 정권은 정치적 냉소주의를 막고 일본 국민에게 능력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총리가 집권당 대표직을 겸하면서 리더십을 확보해야 하는데 당내 거물인 오자와를 이긴 이번 선거로 간 총리는 이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

간 총리는 이제 국회 취임연설에서 표명했던 ‘개혁의 속행’을 실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종래 공공사업 중심의 경제정책도, 지난 10년간 공급 중심의 생산성 중시 경제정책도 아닌 제3의 길로 새로운 수요와 고용창출을 가져오는 신성장 전략을 채택하겠다고 천명했다. 강한 경제, 강한 재정, 강한 사회보장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수요와 고용창출을 통해 일본경제를 재생하려는 과제의 실현은 일본인에게는 물론이고 동아시아 지역경제에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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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의 경제규모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역내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는 것이 중국임은 틀림없으나 일본은 여전히 선도기술, 금융, 투자, 환경대책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역내 경제의 안정과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이 역할이 축소될 것이므로 강한 일본 경제는 강한 동아시아 경제에 중요하다. 또 일본의 경제적 재생은 중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는 역내 질서에서 전략적 균형을 만드는 데도 유익하다.

간 총리는 외교안보정책에서 책임감이라는 화두를 꺼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명예 있는 지위를 갖기 위한 능동적 외교로 국제사회, 미국, 아시아를 모두 대상으로 한다. 미일동맹이 일본의 방위만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지탱하는 국제적인 공유재산이기에 장래에도 동맹관계를 심화해야 한다는 논리는 과거 자민당 지도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주목할 점은 간 총리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자의 아시아관이다. 이들은 중국과는 전략적 호혜적 관계를, 한국과는 미래지향적 파트너십 구축을 주장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이전 정부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반대하고 우익 교과서 검증에 더욱 신중하다.

지난달 10일 담화에서 간 총리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우리의 바람대로 불법적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을 뿐더러 독도를 방위백서에서 일본 영토라고 계속 명기한다고 다수의 한국인이 서운해한다. 그러나 민주당 내각의 집권이 1년밖에 되지 않는다. 한일관계를 포함해 일본 민주당 정부의 대(對)아시아 외교가 큰 진전을 보이려면 국내적 지지와 정통성이 단단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간 내각이 국내 정치적으로 우선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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