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양병이]10년 내다보고 국립공원 조정을

동아일보 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0-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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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구역이 10년 만에 재조정되어 9곳에서 28.517km²가 해제되고 생태적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지역 13.620km²가 새로 편입되었다. 앞으로 12월 말까지 11개 국립공원에 대한 구역조정을 추가로 하여 모든 국립공원의 구역조정을 완료한다고 환경부가 밝힌 바 있다.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은 1872년에 지정된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서부의 금을 찾기 위해 나선 탐험대가 옐로스톤의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보고 이를 숨기다가 몬태나 주의 주민과 일부 군인이 옐로스톤 전 지역을 탐험한 뒤 이를 공유화하자는 취지에 합의하여 의회를 설득하고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했다. 한국은 미국보다 95년이 늦은 1967년 지리산이 최초로, 지금은 20곳이 지정되어 있다. 국내 국립공원의 탐방객은 연간 3800만 명에 이른다. 멸종위기 동식물의 60%가 국립공원에 살고 있다.

과거에 국립공원을 지정할 때는 국립공원 내의 토지 이용과 자연자원 실태를 상세히 조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도 포함시켰다. 또한 국립공원으로서의 보전가치를 충분히 갖추었다고 볼 수 없는 지역도 국립공원에 편입한 사례도 있다. 그 결과 국립공원에 1만1703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번 국립공원 구역조정으로 87%인 1만221명이 국립공원에서 제외되었다. 가구는 85%(3878가구)가 제외되었다.

이번 구역조정은 그동안의 누적된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된다. 국립공원 구역조정을 두고 해당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입장은 다르게 나타난다. 해제지역 주민은 재개발을 기대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난개발을 우려한다. 자칫하면 환경단체와 주민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이제는 국립공원에서의 개발에 적절한 한계를 지우고 환경과 공생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의 국립공원 관리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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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원법에는 10년마다 국립공원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공원계획에 반영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번 공원 구역조정도 국립공원계획 타당성 검토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환경부에서는 10년에 한 번 이루어지는 국립공원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구역조정과 케이블카 설치에만 초점을 맞춘 듯이 국민에게 알려졌다.

그동안 제기되었던 용도지구의 다양화 문제, 국립공원 내 토지의 38%를 차지하는 사유지의 관리 방안과 민원 문제, 국립공원의 생물종 보전 방안, 국립공원의 장기적 비전과 정책, 국립공원으로 새로이 추가될 지역이나 해제지역의 선정 기준과 원칙은 전혀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출발한 국립공원제도의 취지는 무엇보다도 국가를 대표할 만한 자연생태계,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우리 세대에서 잘 보전하면서 이용하고 후손 세대에 물려주자는 것이다. 자연공원법 2조에서도 국립공원을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나 자연 및 문화경관을 대표할 만한 지역이라고 정하고 있다.

우리 세대가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 1호는 국립공원과 문화재라고 생각된다. 캐나다 공원청은 국립공원시스템계획(National Park System Plan)을, 미국의 국립공원청은 5년 단위의 국립공원전략계획(National Park Strategic Plan)을 수립하고 홈페이지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게 한다. 차제에 국립공원의 전체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10년 후를 내다보고 국립공원의 비전과 정책, 관리의 원칙과 기준을 담은, 그래서 환경단체와 국민이 공감하는 국립공원 장기계획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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