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성영]사학진흥법, 이번 국회서 꼭 고쳐야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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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가 시작되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국회를 향한 국민의 기대지수가 수직상승과 반전직하를 거듭하게 마련이지만 이번 정기국회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그만큼 민생(民生)이 힘들고 절박한 탓이다. 여야는 그간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에 열성을 다해야 한다. 필자는 민생의 근본 법안이라 할 문제의 사학법이 이번 국회에서 원만하게 다뤄져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주기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여당의 총선-대선 공약이었는데

사학의 교육과 행정 전반을 규제하는 사학법이 지난 노무현 정부에 의해 2005년 개악되고 종교계와 교육계의 거센 저항 속에 2007년 일부 재개정되었다. 하지만 개방이사제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기구화 등 위헌적 독소 조항은 그대로 남아 있어 사학의 숨통을 옥죄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개정 사학법은 비리 척결이라는 명분 아래 사학의 자율성을 무시한 반면 공공성을 현저히 강제했다. 사립대의 경우 교수 직원 학생의 대표자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가 법인 이사회나 학교 교무위원회의 결의사항을 최종 심의토록 함으로써 사실상 학내 최고 법정의사결정기구로 군림하도록 만든 내용이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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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서구 민주주의 국가 중 어디에서도 선례가 없는 사회주의적인 제도이다. 국공립 대학에도 강제하지 않는, 유독 사학에만 내려진 형벌이 아닐 수 없다. 옥상옥의 규제법을 장치해 놓고 자율과 창의 속에 경쟁력을 확보하라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는가. 신물이 나도록 위헌성을 지적당한 개방이사제의 폐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정이 이처럼 심각하자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과 총선 기간에 집권하면 반드시 악법 중의 악법인 사학법을 완전 개폐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후보도 같은 맥락으로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이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교황이 ‘한국의 사학법이 종교교육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취지로 우려를 표명하자 귀국해서 확인을 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안다.

한나라당이 집권한 지 2년을 넘었고 이명박 정부가 반환점을 돈 오늘에 이르도록 사학법에 대한 공약(公約)을 지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공약(空約)의 하나로 치부하고 말 심산인지 모르겠다. 이 사안은 결코 그렇게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님을 정부와 집권당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사학계는 수많은 위헌성과 독소 조항으로 누더기가 된 사학법의 재재개정(再再改正)보다는 이를 발전적으로 폐치하고 서구 선진국이 지향하는 사학진흥법 쪽으로 새로운 법 제정을 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관련 법안을 이번 국회에 상정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규제 아닌 진흥을 위한 인식전환

국민운동본부가 교육계와 법조계의 협력하에 마련한 사학진흥법의 골자는 한마디로 규제와 감시 일변도의 전근대적인 사학법에서 자율과 책임과 지원을 동시에 담보하는 미래지향적인 사학법으로의 전환이다. 말하자면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법으로부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법으로의 대전환이다. 사학법의 폐지를 일부에서는 사학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사학진흥법 제정안에는 현행 사학법보다 더 엄격한 자기규제 조항과 사학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의 원만한 합의로 사학의 능동적인 발전을 위한 진흥법이 제정되기를 촉구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공약 이행을 위해 본 법안 상정에 앞장서길 바라며 야당 중에서도 민주당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본 법안 처리에 적극 협력하기를 바란다.

김성영 백석대 석좌교수 사학진흥법제정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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