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코리아/에이미 잭슨]한국, 서비스 강국의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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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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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비스는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에도 본이 될 만한 점이 많다. 인천국제공항을 보자. 공항은 국가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인천공항은 이런 차원에서 수많은 외국인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큰 역할을 해왔다. 뛰어난 건축술과 깨끗한 공항관리 등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뛰어난 고객 서비스다. 인천공항의 입국 절차는 매우 빠르고 효율적이다. 다른 여러 국가의 공항에서는 입국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으나 한국에서는 단 몇 분 만에 입국 절차를 통과하고 가방을 찾아 나오면서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에서 출입국 수속이 가장 빠른 공항’이라는 명성은 과장이 아니었다.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회(ACI)가 매년 실시하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평가점수도 5점 만점에 4.99점으로 사상 최고 점수를 받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장기적인 안목으로 철저하게 계획해 제작한 하드웨어와 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가 어우러져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은 성공의 비결에 대해 한마디로 ‘벽이 없는 조직문화’라면서 “세계 1위 5연패는 공사 직원뿐 아니라 공항 산하 570여 개 기관 3만5000여 종사자로부터 공동의 비전과 화합을 이끌어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공항뿐 아니라 한국 곳곳의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에 매번 놀라곤 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흔히 하는 말처럼 한국에서는 일 처리가 빠르고 정확하다. 전화 한 통화로 장을 볼 수 있는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미국에서는 이런 간단한 서비스조차 온라인 주문 이후 최소 하루가 소요되며 추가비용까지 부담한다. 스피드와 고객 중심의 서비스는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속도가 생명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선두주자가 됐고 인터넷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다.

서비스 업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한국 정부는 비교적 미성숙한 일부 서비스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미국 및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개시한 당시 목표 중 하나였다. 회계 및 법무 서비스를 비롯해 정체돼 있던 국내 서비스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외국기업과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속도와 성과를 중시하는 만큼 한국의 서비스 분야는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서비스는 충분한 논의와 준비를 거쳐 시행되어야 한다. 정책입안자는 관련 업계와 의논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체계적인 방법으로 정책을 디자인해야 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원들은 새로운 규제나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같이 참여하지 못하는 점에 가장 많은 우려를 표명한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특정 기업 또는 소비자에게 해가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부가 정책이나 규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여론수렴기간을 늘리고 외국인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면 모든 구성원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KOTRA,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자 힘쓰고 있으며 많은 정부 기관도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인천공항처럼 고객 및 직원을 포함한 관계자 간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조직문화가 한국 특유의 스피드나 추진력과 아우러진다면 한국은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서비스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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