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 이와 관련된 학습부진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 아바타로 참여하는 온라인 게임과 3차원(3D) 영화를 보면서 학생이 아바타로 참여하는 3D 온라인 수학학습 기능성 게임을 상상해 본다. 과연 게임과 놀이는 학습과 반대되는 개념인가. 수학을 놀이나 게임 형태로 제공하고 그러한 환경에서 수학을 학습하도록 하는 일은 불가능한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교육과학기술장관배 ‘온라인 수학 게임대회’를 열었다. 남아공 월드컵 기간임에도 3만 명이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초등∼중학교 수학의 5개 영역에서 수준별 문항을 출제한 뒤 게임 수준이 정해지면 미션 수행 시 난도가 자동으로 조정되면서 진행하는 식이었다.
학생은 자기도 모르게 높은 단계까지의 수학적 사고능력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함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유도했다. 3D 형태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교육수단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도 5월에 ‘Globaloria’라는 수학 게임대회가 열렸다. 참가자가 수학지식을 생산하는 게임을 만든 뒤 온라인에서 유통시키고 평가 받는 놀이의 형태로 진행했다. 이 대회의 배경에는 구성주의 교육관이 있는데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을 만드는 놀이를 통해 의미 있는 학습을 유도하려 한다. 구성주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교수였던 패펄트 씨가 거북을 아바타로 등장시킨 수학놀이 게임 ‘로고(LOGO)’를 개발하면서 제시했다.
패펄트 씨는 단순한 ‘블록’으로 모든 것을 만들려는 레고 장난감의 정신에 주목하였다. 그는 레고의 정신을 수학에 적용하여 아바타 거북의 기본적인 행동인 ‘가자’와 ‘돌자’를 통해 도형을 그리며 수학을 만드는 수학놀이 게임을 개발했다.
국내 교육현장은 어떠한가. 초등학교에서 거북과 함께 수학 만들기 시간을 가졌는데, 어느 학생이 다가와서 “저 아이는 나보다 수학 성적이 나빠요”라고 말했다. 자신보다 수학 성적이 나쁜 학생이 더 멋있는 수학 작품을 만드는 모습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국제 수학평가도 마찬가지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학생의 수학성취도 점수는 최상위권에 속하는데, 한국과 일본 학생의 수학호감도 점수는 최하위권이다. 놀이와 게임을 접목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학에 대한 흥미도가 성취도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교육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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