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강정극]한반도 바다 위에 ‘천리안’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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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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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양관측 위성 보유국이 된다. 24일 발사하는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은 약 2.5t의 위성체인데 이 중 해양위성은 80kg 정도의 해양관측센서를 말한다. 해양위성은 동경 130도, 북위 36도를 중심으로 한반도 지상 3만5700km 상공에서 한반도 주변 해역을 500m 공간해상도로 매일 8회 관측한다. 관측영역이 우리 바다를 중심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 고정되고 일별 관측 횟수와 해상도가 높아 바다에서 일어나는 상세한 정보를 기대할 수 있다.

해양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바다의 색을 관측함으로써 해양환경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다. 바닷물은 바다에 포함된 물질의 종류와 양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데 위성으로 해수의 색을 관찰하여 포함된 물질 정보량을 파악할 수 있다. 해양위성이 제공하는 자료는 일반인이 보아도 지금 이 바다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또 해양의 엽록소 농도, 부유사, 용해유기물 등 기본적인 수질 성분 분석이 가능해 어장정보 분석, 해양생태 감시, 지구환경 변화, 온난화 연구에 응용할 수 있다.

해양자원 관리와 해양환경 보전도 마찬가지이다. 한반도 주변 해역에 대한 해류의 순환, 해색(Ocean Color), 해수온도의 분포 등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첨단 수산 정보는 어장 탐색을 용이하게 만들므로 어업 생산성 향상과 어민소득 증대에 기여한다. 연안 해양환경의 변화에 대한 정보는 주변 바다의 자정능력을 파악하고 적조 및 녹조 발생 시 확산 방향 및 규모에 대한 예측으로 해양 이변에 따른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부유물의 이동 경로 및 확산 범위를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하면 해양환경 변화에 대한 주변국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요한 근거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첨단 해양위성관측시스템의 구축은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도 중요하다. 작은 대양으로 불리는 동해는 연안에서 심해에 이르기까지 바다의 모든 구조와 다양한 해양 특성을 갖고 있어 연구가치가 높다. 동해의 해수순환과 이산화탄소(CO₂) 흡수량, 탄소순환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해양의 장기변동 및 기후변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양현상을 규명할 수 있다. 해양위성 발사를 계기로 기후변화 연구에 한발 앞서 나가고 전 세계 기후변화 연구에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된다.

일부에서는 세계 최초의 해양위성 ‘천리안’ 발사를 두고 왜 우리가 먼저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외국 위성에서 보내는 정보가 우리 실정에 맞지 않아 우리 바다를 더욱 자세하고 정확하게 관찰하고자 위성 개발을 시작했다. 해양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의 위성 전문가들이 정지궤도 해양위성 ‘천리안’의 발사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양위성의 개발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딛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세부 부품에서 최종 성능시험에 이르기까지 연구자들은 헤아리기 힘든 고민과 선택의 순간을 보냈다. 위성 발사가 성공한다면 우리의 해양영토에 대한 실효적 관리를 강화할 수 있고 해양 오염 및 재난에 대해서도 더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랑스러운 점은 우리가 이룬 기술로 새로운 이슈를 창출하고 창의적인 사고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정지궤도 해양위성 ‘천리안’이 보내오는 한반도 위성자료가 해양과학 연구의 새 역사를 쌓아 가는 데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강정극 한국해양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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