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통합위원회가 어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현행 소선거구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사회통합위는 대학 시간강사의 고용안정과 임금수준 향상, 임금피크제와 점진적 퇴직제의 도입 등 ‘사회통합 10대 프로젝트’도 보고했다.
지역주의는 사회적 갈등 해소와 정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현안이지만 문제는 실행력이다. 선거제도 개편은 국회에서 주요 정파가 의견 일치를 보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렵다. 사회통합위가 검토하는 중대선거구제가 지역주의 해결의 요술방망이라는 보장도 없다. 지역주의가 고착된 상황에서 같은 당에서 복수 후보를 공천하면 취약 정당에선 당선자가 나오기 쉽지 않고, 과거의 예에 비추어 당내 파벌 싸움만 부추길 수 있다. 이번 건의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는 일은 어느 부처(部處) 할 것 없이 상시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부의 고유 업무다. 사회통합위가 일자리 공존 프로젝트로 제시한 임금피크제도 노동부가 연초부터 적극 추진하는 사안이다. 가족친화적 일터 만들기 차원에서 내놓은 탄력적 근무제, 배우자 출산휴가제 역시 보건복지부가 2008년부터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제와 같은 형태로 이미 시동을 건 것이다. 사회통합위는 올 1월엔 북한 산림녹화를 10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붙잡았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아무 진전 없이 소관을 놓고 다른 기관과 혼선을 빚었다.
사회통합위의 시급한 과제는 국가정책의 추진동력을 떨어뜨리는 갈등 요인들을 현장 점검하고 대화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드는 일이다.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국제적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놓고도 국내의 정치, 사회적 지형이 극명하게 갈라져 있다. 인터넷과 일부 정치인이 끊임없이 근거도 허약한 의혹을 퍼나르면서 합조단 조사결과를 못 믿겠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각계 인사 32명에 관계부처 장관 16명으로 구성된 대통령소속 위원회로서 재탕 삼탕의 아이디어 모음집을 내놓는 것은 아직도 제 역할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종시와 4대강을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 널려 있는 갈등의 불씨가 있는 현장에 사회통합위가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파고들어 가슴속 얘기들을 경청해보기 바란다. 대통령, 정부, 정치권과 민간에 대해서도 서로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찾아내 이해와 소통을 적극 요구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