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은 잘생긴 얼굴이 콤플렉스였던 배우다. 1992년 TV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 이래 우리나라에서 미남을 가리키는 보통명사가 ‘장동건’이었다. 그 잘생긴 이마를 잔뜩 우그러뜨린 채 “내가 니 시다바리가”(2001년 영화 ‘친구’)를 내뱉고 나서야 비로소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한류스타가 될 수 있었다. 고소영은 1993년 드라마 ‘엄마의 바다’에서 때론 앙칼지면서도 애교 만점인 여대생 역할로 단박에 스타가 됐다. 하지만 연기보다는 여왕 같은 미모와 도회적 세련미가 돋보였는지 고가제품의 CF모델로 더 많이 사랑받았다.
▷1999년 영화 ‘연풍연가’에서 함께 연기한 뒤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진짜 장고(長考)의 시간을 보낸 장(동건)-고(소영) 커플이다. 38세 동갑내기니 결혼은 좀 늦었지만 출산은 안 늦을 것 같다. 2일 결혼식에 앞서 장동건은 “병원에 다녀왔는데 (배 속의)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아들인지 딸인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소영을 닮은 딸을 원한다”고 했다. 어느 아빠인들 고소영 닮은 딸을 원하지 않으랴.
▷톱스타 결혼식의 주례를 맡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우리 사회의 큰 숙제 중 하나인 저출산 문제를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결혼을 하면 혼자 살던 때의 자유와 수입, 그리고 자기 시간을 잃게 되지만 그 대신 자기에게 없던 황금잔 하나가 들어온다.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자 말이다. 아이들도 생겨난다. 그런데 이 늘어나는 황금잔을 혹으로 생각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그러면서 신부에게 물었다. “아이가 혹인가. 애를 낳는 것이 정말 몸을 망가뜨리는 것인가.”
▷이 전 장관은 “한국 최고의 미모와 매력을 지닌 스타가 아기를 낳아 우리를 기쁘게 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답(自答)을 했다. 우리는 고소영이 자신을 닮은 딸도 낳고, 장동건을 닮은 아들도 많이 낳기 바란다. 그리하여 몸도 좀 망가뜨리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홍보대사’가 되어 줬으면 좋겠다.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앤젤리나 졸리의 ‘브란젤리나 커플’은 입양아를 포함해 6명의 아이를 기르고 있다. 만혼(晩婚)의 신랑 신부가 좀 속도위반을 했다 한들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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