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음주운전은 안 된다!’ 경각심 더 높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1일 03시 00분


충남 태안군 해변도로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지역개발과 과장을 비롯한 공무원 8명이 목숨을 잃은 교통사고의 원인은 음주운전으로 밝혀졌다. 졸지에 참변을 당한 공무원들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

농식품부 직원들은 사고 당일 현지에서 열린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워크숍에 참석한 뒤 인근 횟집에서 문선호 태안군청 도시계획계장과 함께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이들은 문 계장이 운전하는 승합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다 차가 해변의 갯바위에 충돌하는 바람에 모두 유명을 달리했다. 문 계장이 술을 마시지 않았거나 그가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동승자들이 말렸더라면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 한순간의 방심이 비극을 낳았다. 이번 사건은 음주운전의 폐해와 심각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음주운전 사고는 운전자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동승자와 다른 차량에 탄 사람들, 심지어 보행자들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자신의 가정과 남의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 한 해에만 2만6873건의 음주운전 사고로 969명이 숨지고 4만8497명이 다쳤다. 그해 전체 교통사고 21만5822건의 12.5%, 교통사고 사망자 5870명의 16.5%에 해당한다.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인적 피해도 막대해 의료비와 휴업에 따른 보상 및 후유 장애로 인한 노동력 상실, 장례비를 고려하면 피해액이 한 해 6855억 원에 이른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 강화에도 음주운전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취중 실수에 관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도 관련이 있다. 요즘은 술 취한 자가운전자들을 위해 대리운전 영업도 발달해 있다. 스스로 음주운전을 안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음주운전을 시도해도 적극적으로 말리고 차량 열쇠라도 빼앗아야 한다. 옆자리에 동승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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