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국은 ‘北핵탄두 ICBM’ 대비하는데 우리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미국 국방부는 1일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보고서’에서 북한이 10년 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방부는 같은 날 발표한 ‘2010 4개년 국방태세검토 보고서’에서도 대량살상무기(WMD) 사용 억제와 핵 확산 방지가 급선무라고 밝혔다. 북한의 위협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미국 정부의 핵심 전략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국방전략 변화는 세계정세 변화와 직결된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은 미국이 시작했지만 상당수 국가가 동참했다. 지역분쟁에 대한 미국의 전략 변화도 각국의 대외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동맹관계인 미국의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 국방부 발표 가운데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은 북한의 군비증강과 주한미군의 변화다. 미국은 북한이 조만간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고 10년 내에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끔찍한 시나리오다. 미 국방부는 WMD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관련국의 내부를 포함한 국경 봉쇄를 제시했다. 미국은 최악의 경우 북한을 봉쇄해서라도 핵과 WMD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가족동반 3년 근무제가 정착되면 주한미군을 다른 분쟁지역으로 파견할 수 있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시행하는 계획도 밝혔다. 미 국방부는 2년 뒤로 다가온 전시작전권 전환도 기정사실화했다. 북한의 핵탄두 ICBM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 맞지 않는 계획이다. 이대로 가면 북의 위협은 커지고 주한미군의 억지력은 반대로 줄어들게 된다.

미국의 세계전략과 우리 방위전략의 차이 때문에 안보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 한미동맹은 그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존재한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세계전략을 우선시한다. 미국과 보완방안을 논의하면서 우리 스스로 북한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비대칭 위협 제거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강고(强固)한 핵심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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