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영향으로 학교 통폐합과 소비시장 축소 등 갖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기 시작하는 가운데 앞으로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한층 심화시킬 것으로 보이는 베이비붐세대의 은퇴 문제가 다가왔다. 1955∼1963년에 태어난 제1차 베이비붐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인구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들이 2010년부터 잇달아 은퇴하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 우려된다.
日선 은퇴 후 젊은층과 문화충돌
우리보다 앞서 베이비붐세대의 은퇴 문제를 겪었던 일본을 보자. 일본의 베이비붐세대는 1947∼1949년에 태어나 소위 단카이(團塊)세대라 불린다. 이들이 2007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젊은 세대와 마찰을 빚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한다. 일본의 단카이세대는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으로 대표되는 일본식 경영의 전성기를 뒷받침했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의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 젊은층의 자유로운 사고와 충돌하기 쉽다고도 할 수 있다.
단카이세대가 일본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하는 40대 때에는 극심한 부동산 버블이 발생했다. 이 버블은 1990년대 초에 붕괴되고 그 후 일본 경제는 극심한 침체를 거듭했으나 단카이세대의 고용은 상대적으로 유지되어 젊은층의 취업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했다. 따라서 젊은층 사이에서는 기득권을 보호하는 데만 급급했다고 비친 단카이세대를 좋게만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단카이세대에 대한 연금 지급이 2012년경부터 개시되면 재정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카이세대의 연금지급액은 상대적으로 넉넉하게 유지되는 데 반해 현재 젊은층은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더욱 높아지고 연금수령액이 삭감될 전망이어서 연금 격차에 대한 세대 간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이같이 단카이세대의 은퇴와 함께 나타난 사회적 문제점을 우리도 눈여겨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베이비붐세대는 일본의 단카이세대가 겪은 바와 같은 자산 버블을 억제하면서 경제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데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일본처럼 인구 규모가 큰 계층이 40대와 50대의 중추적인 위치에 있을 때 자산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베이비붐세대는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젊은층의 고용이나 기회를 희생시키는 일은 피하고 이들이 제대로 발전하고 가정을 형성하면서 저출산을 억제하는 데에도 힘을 써야 한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문제는 일본 단카이세대가 기득권을 강조하면서 결과적으로 젊은층을 희생시켰기 때문에 심해졌던 바와 같이 기성세대의 이기심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제2 직장서 사회화합 이끌어야
베이비붐세대는 은퇴 이후의 경제적 사회적 활동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수명이 길어졌으므로 은퇴 이후에도 제2의 직장을 가지면서 지역사회와 융합하고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로 남아야 일본의 단카이세대와 같은 천대를 받지 않는다. 일본의 단카이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적을 것으로 보이는 한국의 베이비붐세대에는 절실한 문제이다.
인구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임금피크제를 전제로 60세 정도까지 정년을 연장하여 60∼70세의 일반 고령자는 제2의 직장을 가지면서 간호가 필요한 70세 이상의 초고령자를 돌보고 부양하는 사회구조를 점진적으로 지향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 지금부터 이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하나씩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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