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인물]육군 32사단 3대째 복무 박대석상병 가족

  • 입력 2001년 1월 14일 18시 48분


“선배님, 어서 오십시오. 선배님의 손자는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12일 오전 충청지역 향토사단인 육군 32사단(사단장 류우식·柳雨植소장)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류사단장이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반갑게 맞이한 사람은 이 부대 창설요원으로 6·25전쟁 직후인 1955년 헌병대에서 병장으로 제대한 박덕희씨(74·경북 구미시)와 역시 이 부대출신으로 79년 통신대대에서 제대한 박씨의 아들 박춘배씨(43·부산혜성학교 교사).

박씨 부자가 이 부대를 찾게 된 것은 박교사의 친형 박은배씨(46)의 아들인 박대석상병(22) 역시 이 부대 군악대원이기 때문. 3대(代)가 같은 부대에 근무했거나 근무중인 것이다.

박교사는 지난해 말 사단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부산시내 정신지체 공립 특수 교육기관인 혜성학교 교사로 있는 박씨는 1년 전 입대한 조카 박상병 역시 32사단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님과 함께 군복을 입었던 현장에서 조카의 군 생활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류사단장은 “기회만 있으면 군 복무를 피하려는 세태에 3대가, 그것도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들을 초청했다. 이날 박씨 부자의 부대방문 행사는 국군의 날, 사단 창설의 날 못지않게 군악대가 정문에서 팡파르를 연주하는 등 화려하게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상병의 부모 은배씨 부부도 참석했다. 이어 간부식당에서 있은 오찬에서 사단장 옆에 앉은 박상병은 할아버지에게 샴페인을 따라 드리며 ‘선배님’이라고 불러 좌중의 한바탕 웃음과 박수를 받기도 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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