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씨 히말라야 高峰 14좌 완등

  • 입력 2000년 7월 31일 19시 27분


‘도봉산 머슴아’가 ‘세계 최고의 산악인’으로 거듭났다.

산악인 엄홍길(嚴弘吉·40)씨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자이언트 14봉’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좌를 완등했다.

엄씨는 31일 ‘14좌’중 마지막 남은 K2봉(8611m)에 도전해 6시간 15분간의 사투 끝에 이날 오전 10시15분 등정에 성공했다고 현장에서 알려왔다.

K2봉은 히말라야의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보다는 낮지만 난이도는 오히려 앞서는 봉우리. 그래서 엄씨는 K2봉을 마지막 도전대상으로 정했다.

엄씨 등 원정대는 이날 정상공격 예상시간을 10시간 넘게 잡고 오전 4시에 출발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전진을 해 정상을 밟았다.

이로써 엄씨는 1988년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12년간 각고의 노력끝에 히말라야 14봉을 모두 오른 세계 7번째 산악인으로 우뚝 섰다.

엄씨가 14좌 완등에 성공한 31일은 지난해 타계한 부친의 첫 번째 기일로 그 의미를 더했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도봉산 기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산에서 살다시피했던 그는 168㎝, 60㎏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산행감각과 체력을 다졌고 제대 후 전문산악인으로 나서 88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며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안나푸르나와 칸첸중가 원정 때 잇따라 대원을 잃은 그 순간들이 너무나 어려웠다”며 “14좌 완등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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