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논문]"인권기구 성공의 열쇠는 독립성 확보"

  • 입력 2000년 5월 3일 20시 32분


“법무부와 시민단체의 견해가 대립하고 있는 인권법상의 국가인권기구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조용환변호사의 논문을 읽어보시면 모든 궁금증이 풀립니다.”

지난달 19∼22일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인권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자들과 강사로 초빙됐던 인권운동가들 사이에 오고간 대화 한토막이다.

한국인권재단 사무총장 조용환(趙庸煥·41)변호사는 최근 서울대학교 법학과 대학원에서 ‘국가인권기구의 국제적 발전과 한국의 대안’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 인권운동가는 “조변호사가 법무부에 맞서고 있는 시민 인권단체의 ‘브레인’이라면 그의 논문은 그 싸움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조변호사는 논문에서 “우리나라의 인권기구는 법과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필요한 지위 기능 권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그 열쇠는 ‘정부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라고 밝혔다. 그렇지 못하면 인권기구는 인권 보호와 향상의 기능을 하지도 못하면서 국가의 인권침해를 은폐하고 인권상황을 호도하는 ‘알리바이 기구’로 전락한다고 그는 경고했다.

그의 논문은 ‘국제인권법상의 국가 인권기구’ ‘입법례에 따른 국가인권기구의 차이’ 등을 깊이있게 소개한 뒤 “국가인권기구는 권위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화를 거쳐 ‘인권을 보호하는 체제’를 향한 전환을 촉진하는 전략의 하나”라고 적고 있다.

조변호사는 “우리처럼 체제전환기에 있는 나라의 인권기구는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도 해야 하지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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