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괴물 탄도미사일’ 현무-5, 軍 ‘대북 경고’ 공개 검토…北 도발원점 초토화 위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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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적 포격에 대응사격” 궤변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처음 공개된 탄두 중량 최대
8t의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영상. 동아일보DB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처음 공개된 탄두 중량 최대 8t의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영상. 동아일보DB
북한이 9·19남북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무차별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군이 세계 최대급 탄두 중량의 현무-5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영상을 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술핵 공격 위협 등 북한의 도를 넘는 무력시위가 지속될 경우 단 1발로 북한 지휘부를 궤멸시킬 수 있는 ‘괴물 미사일’의 실체를 확실히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국군의 날(1일) 기념식에서 8초가량의 흐릿한 비행 영상이 공개된 것을 제외하고는 현무-5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전방위적이고 위험 수위를 넘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 현무-5의 시험발사 영상을 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 지휘부가 한국을 겨냥해 전술핵을 장착한 미사일의 발사 단추를 누르는 순간 그에 버금가는 위력의 ‘벙커버스터’로 도발 원점을 초토화할 수 있는 우리 군의 보복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대 8t(추정)의 탄두를 장착하는 현무-5는 지하 100m보다 더 깊은 갱도의 지휘·전략 표적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관통력이 뛰어나다. 현무-5는 북한의 탄도미사일보다 더 정확해 도발 원점에 대한 ‘족집게 초토화’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14일 동·서해 완충구역에 560여 발의 포병 사격을 한 것은 남측의 포 사격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5일 대변인 발표에서 “13일과 14일에도 아군 제5군단 전방지역인 철원군 일대에서 적들의 포사격 정황이 포착돼 대응 시위 사격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철저하고도 압도적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후속 도발을 예고했다.

軍, ‘괴물 미사일’ 현무-5 전력화 속도전… 北에 ‘오판 말라’ 경고


현무-5 미사일 공개 검토
전술핵 공격땐 北지휘부 등 초토화

대량응징보복 대표적 비공개 무기…軍 “소형 전술핵 맞먹는 파괴력”
北 “9·19합의 南서 먼저 위반”…추가 군사도발 명분쌓기用 관측


현무-5
군이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현무-5 고위력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실체 공개를 검토하는 것은 전술핵 위협을 뒷배 삼아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에 오판하지 말라는 경고를 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전술핵으로 한국을 공격하면 북한 지휘부도 그에 상응하는 보복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8t급 탄두를 장착한 현무-5가 음속의 10배 이상으로 비행 후 표적을 타격할 경우 그 파괴력은 소형 전술핵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도발 원점(북한 지휘부, 핵·미사일 시설)이 아무리 견고하거나 지하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도 초토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은 과거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때마다 현무-2(탄도미사일)와 현무-3(순항미사일) 등 대북 킬체인(선제 타격)용 핵심 전력의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하거나 실제 발사를 통한 무력시위로 맞대응해 왔다. 하지만 2021년 한미 미사일 지침의 완전 해제 이후 대량응징보복(KMPR)용으로 개발이 급속히 진전된 현무-5는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는 얘기만 나왔을 뿐 정확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대표적인 ‘비닉 무기’였다.

또한 군은 북한의 핵 능력이 ‘레드라인(금지선)’에 바짝 다가선 만큼 현무-5의 전력화를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그간 알려졌던 ‘수년 내’보다 더 빠른 시기에 충분한 수량을 확보 배치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무차별 도발이 ‘핵 우위 기정사실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공격 위협을 지렛대로 삼아서 점차 강도를 높이는 다양한 도발 공세로 한국의 대응 수위를 떠보고, 우리 군의 작전반응 시간 및 대응전술을 파악하려는 의도라는 것. 군 소식통은 “앞으로도 전술핵 위협으로 한국군의 대응을 주저하게 만들고, 미 증원전력의 발목을 잡는 김정은의 대남 핵전략이 먹혀드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무력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남측이 먼저 위반했다면서 이례적인 대대적 포병 사격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는 것은 추가적인 군사 도발의 명분 쌓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6일 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은 자리에서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은 의도된 일련의 도발 시나리오의 시작일 수도 있다”며 “직접적 도발이 발생할 경우 추호의 망설임 없이 단호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현무-5#시험발사 영상#공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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