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교수 파면하라”…단식투쟁 서울대 학생 결국 입원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8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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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및 연구갑질 A교수 파면 촉구
교원징계규정에 학생 의견 반영 요구
"작년 H교수 성추행 때 약속한 내용"
인문대 학생회장 단식 보름만에 중단
서문과 학생회장 등 2명 단식 이어가

제자 성추행 및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A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서울대 학생들의 움직임이 점차 수위를 높이고 있다.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18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민정 특위 위원장과 신유림 서문과 학생회장의 무기한 단식 돌입을 발표했다.

윤 위원장은 “빠른 시일 내 학교 측과 합의를 해서 앞선 이수빈 학생의 단식을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유감스럽게 학교 측이 협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원징계규정에 학생의 안을 반영하는 것은 지난해 5월 H교수 성추행 사건 당시 학교와 합의된 내용인데 총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단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인문대 학생회장은 1차 공동행동 이튿날인 지난 3일부터 A교수의 파면까지 무기한 단식을 단행했다. 그러나 영구적인 장기 손상이 우려되는 등 건강 악화로 인한 의료진의 만류에 지난 17일 단식을 멈추고 입원한 상태다.

특위는 A교수 파면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교원징계규정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징계절차는 피해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의 알 권리와 사건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가 학교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명시한 교원징계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이날 기자회견 후 교무처·학생처 등 학교 측과 면담을 통해 학생의 요구사안 수용 여부를 타진한다.

A교수는 제자를 성추행하고 외국인 강사의 연구를 갈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서울대 인권센터가 A교수에게 정직 3개월의 처벌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성추행 피해 학생은 지난해 7월 인권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린 뒤 성추행으로 인정을 받았음에도 센터가 이같은 처벌을 내리는 데 그쳤다며 결국 실명 대자보를 붙여 A교수를 고발했다.

이어 외국인 강사 B씨가 A교수의 연구 갈취 및 논문 표절을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대는 A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지만 특위는 인권센터가 징계 수위를 징계 3개월 수준으로 권고한 만큼 징계위원회 역시 이 결정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과 17일 두 차례 학생 공동행동을 열고 학교에 A교수의 파면과 학생의 의견을 반영한 교원징계규정 마련을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지난 10일에는 인문대 학생들이 수업거부 시위로 동참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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