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2013년 황교안에 “김학의 사건 알고 있던 거 내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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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8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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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17일 법사위 전체회의. 출처=국회
2013년 6월17일 법사위 전체회의. 출처=국회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정치권 공방이 뜨겁다.

박 후보자는 27일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제가 황교안 법무부 장관께서 국회 오신 날에 제보받은 동영상 CD를 꺼내,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이 분이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록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임명 만류를) 간곡히 건의한다고 법사위원장실에서 따로 말씀 드린 바 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 측은 청문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당시 황 전 장관에게 물리적으로 CD를 앞에 꺼내 보여준 것은 아니고, CD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박 후보자 말대로라면 법무부 장관 시절 황 대표가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이날 기자들을 만나 "법무부 장관이고 법사위원장으로 여러 이야기를 했으나, 언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청와대) 검증팀의 검증 결과를 쭉 보니 문제가 없었다. 그 이후 (김 전 차관이) 임명이 됐고, 그 직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지난 2013년 6월 17일 법사위 속기록과 국회방송에 황 대표가 김학의 동영상을 알았다는 기록들이 있다"며 "몰랐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데,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은 이날 " 후보자가 김 전 차관 관련 CD를 황 대표에게 보여준 것처럼 진술했다가 말을 바꾸기도 했다"면서 "기본적인 자질도 갖추지 못한 것"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당시 박영선 법사위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와 황교안 장관에게 김학의 CD 이야기를 했더니 얼굴이 빨개졌다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박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2013년 6월 17일 제19대국회 제 316회 제1차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신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에게 김 전 차관을 언급한 영상을 공개했다.

박 후보자는 "저희는 법무부 장관님의 권위와 또 저희가 법사위에, 제가 특히 법사위원장으로서 법무부 장관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갖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동안에 김학의 차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황 증거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었음에도 불구 이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김용판 수사 보니까 언젠가는 이 부분도 말씀드려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장관님은 김학의 차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저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질문드리지 않은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위원장님의 당부의 말씀 중에 격려의 말씀은 저희들이 앞으로 잘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신경민 의원도 황 장관에게 "김 전 차관을 잘 아냐"라고 물은 후 "김 전 차관이 임명됐을 때 장관께서 동의했느냐. 이게 대통령이 임명권자 아니냐"라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대통령께서 임명하신 자리고 그 부분에 관해서 제가 동의했는지 여부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인사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강원 원주시의 한 별장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인해 일주일 만에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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