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대본”…농업역사의 변천사 한눈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9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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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동아옥션 경매에 출품된 농업관련 도서 모음. 동아옥션 제공
제3회 동아옥션 경매에 출품된 농업관련 도서 모음. 동아옥션 제공
“이것은 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대본(大本)이니, 쉽게 알아 행할 수 있는 것만 추려서 한권을 만들어 빨리 발간한 것이다.”

제3회 동아옥션 경매에 출품된 ‘잠상촬요(蠶桑撮要)’의 서문이다. 1884년 조선 후기 실학자 이우규(李祐珪)가 간행했다. 뽕나무에 거름 주는 법부터 뽕잎을 따서 누에 먹이는 법, 누에고치로 실을 뽑는 법까지 양잠에 관한 자세한 사항이 글과 함께 그림으로 수록돼 있다. 조선 후기 농민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했던 지식인의 간절함이 묻어 나온다.

12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동아옥션 갤러리에서 열리는 제3회 동아옥션에는 총 215품의 물품이 출품됐다.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근현대사 자료 64건 △‘해어화(解語花)에서 시대를 읽다’는 주제로 출품된 기생 관련 예술품 18건 △한국의 인형들 34건 △근현대 미술품 35건 △고서화와 서적 27건 △서적 35건 △농업자료 특별전 2건이다.

농업자료 특별전은 조선시대 농서(農書)부터 1970년대 식량증산 포스터까지 우리나라 농업 역사의 변천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을 한데 묶었다. 조선시대~구한말, 일제강점기~광복이후 시기로 나눈 품목으로 개별 자료 개수로 따지면 수백 점에 이른다.

눈에 띄는 출품작으로는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가 1797년 흉년으로 기근이 발생하자 해결책을 구하고자 반포한 윤음(綸音·국왕이 신하와 백성에게 내리는 말)이 있다. 한지에 금속 활자인 정리자(整理字)로 간행한 공고문으로, 주로 관아에 배포 및 부착했던 것이다. 당대 조선 최고 실학자였던 박지원 정약용 서유구 정상기 등이 이 윤음에 응소하거나 책을 지어 바쳤다고 한다.

이밖에 1929년 제작한 인형으로, 조선 전통복장을 입은 여인의 모습을 표현한 ‘춤추는 여인’과 독립 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였던 박열(1902¤1974)의 친필 편지, 대한제국 시기 발행한 교과서 중에 유일하게 애국가가 수록된 음악교과서 등도 선보인다.

경매에 나온 물품들은 동아일보 충정로사옥 18층 동아옥션 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매 당일은 오후 2시까지. 한편 동아옥션 온라인 전용 경매 사이트 개설돼 인터넷을 통해 연중 상시적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도 있다.

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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