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부산업단지 환경개선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관리공단, 내년까지 100억원 투입… 업체 95곳에 공해 저감시설 설치
낡은 굴뚝-지붕 깨끗하게 도색하고 쓰레기 수거 등 쾌적한 환경 조성

박윤섭 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왼쪽)이 한 입주업체의 외벽에 그린 벽화를 가리키며 청라국제도시발전협의회 주민들에게 환경 개선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리공단과 입주업체들이 악취 저감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한 결과 최근 들어 악취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박윤섭 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왼쪽)이 한 입주업체의 외벽에 그린 벽화를 가리키며 청라국제도시발전협의회 주민들에게 환경 개선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리공단과 입주업체들이 악취 저감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한 결과 최근 들어 악취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의 중소기업 296곳이 입주한 서구 경서동 일대 서부산업단지(면적 92만4000m²)는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6600여 명의 근로자들은 지난해 1조5000억 원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수출은 3억 달러 규모였다.

1993년 이 산업단지가 조성될 당시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주물업체가 50곳이 넘게 입주해 ‘주물단지’로 불렸다. 이 때문에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이 인천시와 서구에 내는 악취 관련 민원이 들끓어 ‘애물단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주물업체가 외곽이나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14곳만 남고, 그 자리에 기계나 금속조립업체들이 새로 입주하면서 산업단지의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2월 취임한 박윤섭 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62)은 입주업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열어 대규모 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산업단지 인근에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인 청라국제도시가 들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악취 민원이 계속되면 산업단지 운영에도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 이사장은 관리공단이 보유한 자산을 매각한 기금에서 100억 원을 들여 내년 4월까지 입주업체 95곳에 공해물질 배출 저감시설 등을 설치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입주업체의 특성에 따라 친환경 집진기나 악취 저감 시설, 폐수 정화 시설, 화재 진압용 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해 달라고 신청하면 타당성 심사를 통해 1억 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6개 업체가 혜택을 받았다.

지은 지 오래된 공장의 낡은 굴뚝과 지붕을 새로 도색하고, 담장에는 벽화를 그려 넣어 산업단지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20여 명의 인력을 고용해 입주업체들이 몰래 내다버린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이후 불법 투기가 발견되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고 업체에 경고했다. 또 산업단지 곳곳에 무분별하게 나붙은 불법 광고물을 모두 철거하고, 매일 도로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관리공단 직원들은 매일 두 차례 도로를 누비며 청소 상태를 점검했다. 대형 화물차 운행으로 파손된 도로를 포장해 줄 것을 요청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야간 근로자를 위해 버스 정류장과 어두운 곳에 조명을 설치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산업단지가 산뜻해지자 점심시간에 단지 내 자전거도로와 둘레길에서 산책에 나서는 근로자들도 늘었다.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산업단지 인근 청라국제도시와 검암동 경서동 주민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어 건의사항을 수렴한다. 관리공단에는 주민들로 구성된 환경감시단이 상주한다.

산업단지 입주업체 근로자의 자녀에게만 주던 장학금을 올해부터 이들 지역에 살고 있는 중고교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환경오염 물질이 주거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산업단지 외곽에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산업단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환경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근로자들에게도 쾌적한 작업 여건을 조성하는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