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선발 증명’ 양창섭, 희망투 넘어선 소년가장의 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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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8일 2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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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양창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양창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양)창섭이가 나갈 예정입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후반기 첫 3연전을 앞두고 깜짝 선발투수 기용 계획을 밝혔다. KIA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투수로 신인 양창섭(19)을 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 1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 팀의 맞대결에는 양창섭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김 감독은 후반기 2선발 임무를 외국인투수 팀 아델만도, ‘에이스’ 윤성환도 아닌 ‘고졸 루키’에게 맡겼다.

김 감독이 양창섭을 2선발로 기용한 이유는 간단했다.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는 한마디로 설명했다. 양창섭은 전반기를 2승 2패 평균자책점 5.63으로 마쳤다. 표면적 수치로는 맹활약을 쉽게 예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로 재충전을 마친 양창섭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걸었다.

김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양창섭은 단순히 신인으로서의 ‘희망투’가 아닌 KIA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로저 버나디나~최형우~안치홍 등 강타자가 즐비한 KIA 타선을 상대로 6.2이닝 1실점의 눈부신 투구를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6㎞까지 나왔고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같은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까지 소화하며 팀의 7-1 승리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광주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양창섭은 데뷔 첫 승을 올해 KIA 원정길에서 챙겼다. 지난 3월 28일 자신의 프로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괴력투로 프로 첫 승을 기록했다. 이후 약 4달 만에 다시 찾은 광주, 양창섭은 시즌 세 번째 승리를 또다시 ‘호랑이굴’에서 만들었다.

막내의 호투에 형들도 힘을 냈다. 함께 배터리 호흡을 맞춘 강민호는 홈런포 두 방을 포함해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으로 공수에서 양창섭을 도왔다. 7월 전 경기 안타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김헌곤 역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의 활약으로 또 하나의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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