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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작은 도서관에 날개를]“아이들이 집에 가자는 소리를 안해요”

입력 2017-11-01 03:00업데이트 2017-11-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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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구암작은도서관
지난달 30일 리모델링해 개관한 전북 군산시 구암작은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같이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군산=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한 시간 넘게 있었는데 아이들이 집에 가자는 말을 안 하네요. 그만큼 편안하다는 거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까,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게 정말 좋아요.”

전북 군산시 구암작은도서관의 어린이방에서 지난달 30일 만난 주부 김미희 씨(37)는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 씨의 아들(5)과 딸(3)은 푹신한 오렌지색 소파에 앉거나 누워 느긋하게 그림책을 보고 있었다.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이날 정식 개관한 도서관에는 어린이방이 새로 만들어졌다. 한문, 미술, 영어 수업 등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실에는 긴 책상과 의자들이 놓였다. 이전에는 온돌식이었다. 70, 80대 주민들은 “무릎과 허리가 아파서 바닥에 앉기가 힘들었는데 의자가 생겨 한결 편해졌다”며 반겼다.

도서관 개관은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과 군산시가 주관하고 KB국민은행과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2007년 문을 연 구암작은도서관은 166m²(약 50평) 규모로 다양한 수업을 개설해 하루 평균 200명 안팎의 주민들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시설이 낡고 서가가 빽빽하게 들어서 오랜 시간 책을 읽기 힘들다며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새로 단장한 도서관은 서가의 높이를 낮추고 원목 가구들을 배치해 밝고 아늑한 느낌을 줬다. 서가에 책상과 의자도 배치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 리모델링한 도서관은 주민들의 요청으로 정식 개관하기 전인 9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신승혁 군(7)은 “틈날 때마다 도서관에 와서 2, 3권씩 책을 읽는다”며 “역사책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쉬는 날마다 와서 책을 보고 미술, 영어 수업도 들었다는 김도은 양(8)은 “놀이터처럼 재미있는 도서관이 환해지고 예뻐져서 더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최영춘 씨(73)는 읽고 싶은 신간을 구매해 달라고 신청하는 방법을 묻기도 했다.

군산시는 군산시립도서관뿐 아니라 지역별 작은도서관에도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가진 시청 소속 직원을 배치해 각종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구암작은도서관을 리모델링하기 전에는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주로 찾았는데, 재단장을 하고 나니 멀리서 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주민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통해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정도 주고받으며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산=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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