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시 “트럼프 탄핵 신중론은 헛소리”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20시 35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하는 문제에 있어서 (반(反)트럼프) 진보 진영 내에서조차 ‘신중하자’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 대통령직을 승계할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더 나쁜 인간 아니냐,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한 마디로 둘 다 헛소리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부장관 출신으로 반트럼프 저항운동의 핵심 리더 역할을 해온 로버트 라이시 캘리포니아대(버클리 캠퍼스) 교수는 19일 대표적 진보 풀뿌리단체인 ‘무브원’ 멤버들에게 보낸 e메일 서신 등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탄핵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 진영 내의 ‘탄핵 신중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그 뒤를 잇게 될) 펜스 부통령이 심각한 극우 정치인이지만 (트럼프처럼) 무책임이고 예측불가능하진 않다. 또 탄핵 정국 이후의 ‘펜스 행정부’는 타협적인 ‘레임덕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의 트럼프 행정부보다 각종 정치적 이슈에서 진보 진영의 목소리가 더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라이시 교수는 또 “(민주당의 2018년 중간선거 승리 때까지 트럼프 탄핵을 미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트럼프 탄핵 운동을 가열차게 전개해야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적대 국가(러시아)를 미국 대선에 개입시키고, 그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방해한 세력, 그리고 그런 불법적 행위에 앞장선 트럼프 대통령을 도운 공화당 의원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심판론’으로 연결지어야 한다는 선거전략을 밝힌 셈이다.

라이시 교수는 지난해 대선 직후부터 ‘반 트럼프 저항운동을 시작하자’고 독려해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트럼프 정부 출범 100일 간의 저항운동 지침서’까지 발표했다. 이 지침서엔 ‘여성의 행진’ 같은 반트럼프 성향의 시위에 적극 참여하고, 트럼프 브랜드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구독률 높은 신문사 독자투고를 통해 ‘트럼프 반대의 의지’를 표출하고, 저항을 상징하는 배지나 자동차범퍼 스티커 등을 붙이고 다녀라 같은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소개하기도 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