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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고혈압 환자 10년새 38% 급증… 강원도 1위

입력 2017-05-17 03:00업데이트 2017-05-1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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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 58%-여성 20% 껑충… 인구 고령화로 80세이상 2배 증가
도심 환자 적고 비도심은 많아… “짠 음식-흡연-음주 습관 줄여야”
세상이 뒤집히는 듯했다. 시야가 흐려지고 다리가 휘청거렸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한참 눈을 감고 있었다. 어지럼증이 사라진 뒤 급히 간 병원에선 고혈압 진단을 내렸다. 사업이 잘되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고 평소보다 술을 자주 마신 게 화근이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5년간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박모 씨(60)는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등줄기가 서늘해진다”고 말했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뇌출혈,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최근 10년간 고혈압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환자는 589만3693명(추정)으로 2007년 428만2032명보다 161만1661명(37.6%) 증가했다.

특히 남성 환자가 크게 늘었다. 2007년 192만6065명이던 남성 환자는 9년 만에 288만1504명으로 4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는 235만5967명에서 301만2189명으로 27.9% 늘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 음주 등 고혈압 위험 요인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50대가 되면서 환자 수가 급증했다. 50대 남성 환자는 10년 전보다 57.8%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의 경우 40대 미만에서는 환자가 줄었으나 50대 이상에서는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지난해 80세 이상 고혈압 환자 수는 2007년의 2배 이상이었다.

지역별로는 도심보다는 비도심 지역에서 환자가 많았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인구 10만 명당 고혈압 환자를 비교한 결과 강원도가 1만5874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남과 충남이 각각 1만4655명, 1만406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서울(1만1383명·10위) 경기(1만1002명·12위) 등 수도권과 다른 광역시는 고혈압 환자가 적은 편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고혈압 환자가 가장 적은 지역은 광주(9353명)였다.

손일석 대한고혈압학회 부총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라며 “지역별 격차 역시 비도심에 사는 고령 인구 비율이 도심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좁아져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그뿐만 아니라 짜게 먹는 식습관, 잦은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도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다. 손 교수는 “특히 30, 40대 환자들이 혈압 관리에 무관심한 경향이 크다”며 “건강한 중장년을 위해서는 30대부터 혈압 관리를 해야 하며,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중인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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