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담씨 성추행’ 30대男은 정신장애 3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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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현장서 사진 찍다 강제추행, “장난 친 것… 일베회원 아니다” 주장
경찰, 글-사진 게재 경위 수사 나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의 딸 유담 씨(24)와 사진을 찍으며 혀를 길게 내민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5일 이모 씨(30)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전날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유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에서 유담 씨와 사진을 찍다 허락도 받지 않고 유 씨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는 얼굴을 밀착시킨 채 혀를 길게 빼물어 유 씨를 핥으려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 씨는 5일 경찰 조사에서 “혼자 유세 현장을 구경하다 우연히 사진을 같이 찍게 됐고 우발적으로 행동했다”며 “이유 없이 장난치려고 유 씨의 얼굴을 향해 혀를 내밀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씨는 유 후보 유세 현장에 이날 처음 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무직인 이 씨는 동종 전과는 없고 정신장애 3급”이라며 “이 씨 부모의 동의하에 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또 자신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4일 해당 사진이 일베에 게시돼 이 씨가 회원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또 이 씨는 사진과 함께 게시된 ‘문재인 투표하는 길에 사진 찍었다’는 글도 자신이 올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 글과 사진을 올린 아이디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일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강제추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 씨가 사진 촬영 당시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를 알아볼 방침이다.

한편 유 씨는 5일 유세 동행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아버지 유 후보는 이날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아빠로서 굉장히 미안했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오늘은 딸에게 다니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 절반이 여성인데 이건 제 딸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여성에 대해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 앞으로 근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야 best@donga.com·홍수영 기자
#유담#성추행#유승민#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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